[풋볼리스트=구리] 김태경 기자= FC서울 미드필더 고광민은 팀 내에서 '구리 메시'라고 불리지만 체격(172cm)과 빠른 발이 리오넬 메시를 닮았을뿐 좀처럼 주목받지 못했다. 그랬던 고광민이 프로 데뷔 4년 만에 빛을 보기 시작했다.

고광민은 23일 상주상무와의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경기를 이틀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이런 자리가 생소한 듯 어색한 미소를 띄우고 최용수 감독 옆에 앉은 그는 기자회견 내내 긴장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4월30일 인천유나이티드와의 ‘2014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32강)경기에서 고광민의 골이 터졌다. 2011년 프로에 발을 들인 이후 첫 골이었다. 지난 16일 포항스틸러스와의 FA컵 4라운드(16강) 경기에서는 연장 후반 골을 터뜨리며 명승부의 한 장면을 장식했다.

고광민은 FA컵에 이어 K리그 클래식에서도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19일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고광민을 선발 투입했다. 지난 4년을 돌아본 고광민은 “그 동안 ‘연습 때는 잘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많이 부끄러웠다”며 고개를 숙였다.

오랜 노력 끝에 만개할 기회를 잡은 고광민은 “꾸준히 실망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 감독은 고광민에게 칭찬 세례를 아끼지 않았다. “얘가 고등학생 때 대통령배에서 득점왕도 받은 선수다. 페널티킥 없이 6골을 넣었다. 공격 본능이 뛰어난 선수”라며 고광민을 치켜세웠다.

최 감독의 칭찬에 얼굴을 붉힌 고광민은 “예전에는 팀에 보탬이 되자는 생각만 있었는데 이제는개인적인 욕심도 난다. 골도 더 넣고 싶다. 가끔 ‘구리 메시’라는 얘기를 해주시는데 아직은 그럴 별명을 들을 때가 아닌 거 같다. 그 별명에 맞는 선수가 된 이후 ‘구리 메시’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사진= 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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