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K리그 클래식 우승과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던 수원삼성블루윙즈의 꿈이 실패로 돌아갔다. K리그 클래식 무대에서는 승점 16점(5승1무2패)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AFC챔피언스리그에선 조별리그 5경기 동안 첫 승 신고에 실패하며 16강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10주 동안 주중 경기 6회, 지옥의 일정

2013시즌 한국프로축구의 초반 일정은 여느 때보다 타이트하다. AFC챔피언리그에 참가하는 팀들의 경우 현재까지 이어진 총 10주간의 일정 가운데 주중 경기를 6차례나 치렀다. 5번의 AFC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와 한 차례 K리그 클래식 경기가 있었다. 경기와 경기 사이의 휴식일이 극도로 적었다.

수원은 최대한 많은 수의 선수들을 기용하는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체력 안배에 나섰다. K리그 클래식 무대에선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해외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며,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실력자들과의 경기에서는 고전했다.

의도된 로테이션 시스템 속에 나온 결과라면 전략의 실패하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수원은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더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AFC챔피언스리의 중대한 경기를 앞두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2013시즌 수원은 주전급으로 분류되는 9명의 선수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경미한 부상으로 대전시티즌과의 경기 도중 교체됐던 서정진을 포함하면 무려 10명이 다쳤다. 중앙 미드필더 이용래와 박현범, 중앙 수비수 곽희주가 부상 중인 채로 시즌을 시작했다. 곽희주는 2경기 만에 복귀했지만 박현범은 복귀까지 5경기가 걸렸다. 이용래는 아직도 재활 중이다. K리그 클래식 14개팀 중 가장 많은 선수를 부상으로 잃었다.

오장은은 시즌 초반 장염 증세를 보여 귀저우런허와의 ACL 2차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안방에서 완패를 당한 포항전 역시 결장했다. 특급 공격수 정대세 역시 강원전 전반전에 부상으로 교체 된 후 실망스런 무승부와 패배가 이어진 귀저우, 포항전에 모두 결장했다. 귀저우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했더라면 ACL의 판세가 바뀌었을 것이다.

정대세와 오장은, 박현범이 돌아오기 무섭게 주장이자 플레이메이커인 김두현이 포항과의 경기에 무릎 전방십자인대부상으로 전치 6개월 판정을 받았다. 포항전 완패는 팀의 구심점인 김두현의 조기 교체로 촉발됐고, 가시와와의 2연전을 비롯해 ACL에서의 단조로운 공격 루트 역시 창조적인 미드필더 김두현의 부재가 큰 영향을 미쳤다.

K리그 클래식 최다 부상자 배출, 수원이 안풀린 이유

2-6 참패를 당한 가시와전에는 유독 악재가 많았다. 정대세와 더불어 활발한 전방 압박과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올 시즌 수원 축구의 새로운 스타일을 선도하던 조동건이 전북전에 쇄골뼈 부상으로 이탈했다. 수원은 가시와전 2-6 참패 경기에 올 시즌 철벽 방어를 펼치던 골키퍼 정성룡 마더 손가락 부상으로 잃고 경기했다.

수원은 최근 치른 7경기에서 단 2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서울과의 슈퍼매치부터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와 레프트백을 겸할 수 있는 붙박이 요원 최재수마저 부상자 명단에 합류했다. 매 경기 최소한 4명의 부상자가 있었다. 주전 전력의 절반가까이가 이탈한 채 경기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다행인 점은 서정원 감독이 동계훈련부터 지속적으로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해 선수단 전체의 감각과 컨디션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수원은 특정 선수의 유무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ACL과 같은 큰 경기에는 스타가 필요하다. 고비 때마다 발목을 잡은 부상의 악령이 11년 만에 아시아 정상 등극을 꿈꾼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사진=수원삼성 제공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