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역사상 최고의 팀과 비교되던 FC바르셀로나가 기록적인 참패를 당했다. 바이에른뮌헨에 0-4로 무너지며 ‘바르사 전성시대의 종언’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바르사는 올 시즌 주요 경기에서 유독 패배가 많았다. 바이에른은 바르사의 패배공식을 정확하게 파고들었다.

바르사의 명백한 약점은 높이다. 바르사는 전성시대를 보내면서도 힘과 높이가 강점인 팀들에게 고전했다. 바르사의 부주장 차비 에르난데스는 바이에른전이 끝난 뒤 “신체적으로 그들이 더 뛰어났다. 더 강하고 더 키가 컸다. 그 점이 경기에 차이를 만들었다. 바이에른이 넣은 첫 번째 골과 두 번째 골이 모두 코너킥으로 비롯됐다”고 말했다.

높이의 약점, 계속된 실점

제공권의 열세는 언제나 바르사의 숙제이자 고민이었다. 토마스 뮐러의 전반 25분 선제골, 마리오 고메스의 후반 4분 추가골 상황에서 이루어진 어시스트는 모두 압도적인 제공권 우위를 바탕으로 한 헤딩 패스였다. 바르사는 라리가 무대에서 올 시즌 허용한 33골 중 10골을 세트피스 상황에 실점했다.

티토 빌라노바 바르사 감독은 “우리 스타일의 축구를 하기 위해선 키 큰 선수들을 기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쯤 되면 개선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바이에른전에 나선 바르사 선수단의 평균 신장은 177센티미터다. 유럽 주요 클럽 중 가장 작다. 바이에른의 평균 신장은 183센티미터로 5센티미터나 컸다.

마스체라노-푸욜 공백, 수비 커버플레이 실패

“일찍 실점하면서 전진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뒤에 생긴 공간으로 바이에른이 위협적인 기회를 더 많이 만들었다.” 조르디 로우라 수석코치는 경기가 끝난 뒤 이른 선제 실점 및 추가 실점으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며 패인을 분석했다.

후방 수비가 불안한 바르사는 본래 강한 전진 압박을 구사하고, 상대 진영에서 경기를 펼치기에 뒷공간이 많다. 실점을 하게 되면 더 전진할 수 밖에 없다. 상대는 웅크린 채 역습을 노리면 경기가 수월해진다. 그 동안 활동량이 좋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노련한 카를라스 푸욜이 적절한 커버 플레이를 펼쳐왔다. 두 선수의 공백이 컸다.

신예 수비수 마르크 바르트라는 위치 선정 및 대인 방어에 문제를 드러냈고, 제라르 피케는 본래 운동 능력이 강점인 선수가 아니다. 폭발적인 드리블링을 갖춘 프랑크 리베리와 아르연 로번, 공간 침투 및 위치 선정이 좋은 마리오 고메스와 토마스 뮐러는 이러한 바르사 수비의 약점을 완벽하게 공략했다.

선제 실점 과정에서 뮐러는 문전 우측에서 자유롭게 서 있었다. 헤딩 경합이 끝난 뒤 피케와 바르트라는 마크맨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피케는 꾸준히 바이에른 공격수의 동선을 주시했으나 실제 경합 상황에서 민첩하지 못했다. 네 번째 실점 상황에서 바르트라는 너무 쉽게 다비드 알라바의 돌파를 허용했다. 경기 내내 바이에른 선수들의 돌파 시도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

전방압박 실종, 메시 의존증

후방 수비의 문제는 적절한 전방 압박이 이루지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메시가 정상 컨디션이 아닌 채로 뛰면서 밀집 수비를 뚫고 득점하는 것뿐 아니라 바이에른의 패스 줄기를 1선에서 사전 차단하는 작업도 실패했다. 알렉시스 산체스와 페드로 로드리게스는 함량미달이었다. 메시의존증을 또 한번 확인한 경기였다.

바르사는 다음 시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급 수비수와 특급 공격수 영입을 추진 중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독일 대표 수비수 마츠 훔멜스와 브라질 대표 공격수 네이마르다. 네이마르의 경우 이미 구단간 합의가 끝난 상태다. 과연 바르사가 노출된 패배 공식을 무효화시킬 시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SPOTV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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