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11대 11로 맞붙는 경기지만, 보는 사람은 매 순간마다 각 선수에 신경을 집중한다. 가장 자주, 가장 강렬하게 신경을 붙드는 선수는 스타가 된다. ‘2014 브라질월드컵’은 곧 스타들의 대결이다. <편집자주>

키가 크면 축구하는데 있어서 유리하다. 그렇다고 키가 전부는 아니다. 크지 않아도 축구를 잘하는 두 남자가 있다. 칠레의 알렉시스 산체스(26, 바르셀로나)와 호주의 팀 케이힐(35, 뉴욕 레드불스)이다.

칠레와 호주는 14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판타나에서 B조 첫 경기를 한다. 각 팀의 대표 단신 선수가 팀의 키플레이어다.

산체스 | 칠레의 메시? 이제 칠레의 산체스

산체스는 ‘칠레의 메시’라 불린다. 리오넬 메시(27, 아르헨티나)와 함께 FC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데다가 체형과 스타일이 비슷해서다. 그런데 산체스 입장에서는 이 별명이 조금 기분 나쁠 수 있다. 키는 169cm로 비슷하나 나이 차이는 한 살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번 대회는 산체스의 별명에서 '메시'를 떼어낼 수 있는 기회다. 칠레판 ‘닥공’의 중심에는 산체스가 있다. 대부분의 미드필더들이 산체스에게 공을 투입한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 뛰어나 경계 대상 1호다.

산체스는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에서 19골을 넣어 스페인프리메라리가 개인 득점 부문 4위에 올랐다. 메시가 부상으로 빠져있는 동안 그 역할을 잘 수행했다. 호주의 장신 수비진을 뒤흔들 선수가 있다면 바로 산체스다.


케이힐 | 헤딩 득점 이후 권투 세리머니?

178cm에서 뿜어져 나오는 헤딩슛. 그리고 이어지는 권투 세리머니. 케이힐을 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장면이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를 호령하던 케이힐은 이제 미국프로축구(MLS) 뉴욕레드불스에서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호주의 핵심 선수인 건 분명하다. 전성기 시절만큼의 탄력적인 점프력은 아니지만 노련한 위치선정으로 여전히 많은 골을 넣고 있다. 그의 장점은 꾸준함이다. 2004년 비교적 늦은 나이(25세)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서 매해 1골 이상씩은 넣었다.

2013년 시즌에는 MLS에서 29경기에 나서 12골을 넣었다. 나이는 들어도 실력은 여전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칠레의 중앙 수비진은 케이힐과 키가 같거나 작은 선수들로 구성됐다. 게리 메델(171cm)과 곤살로 하라(178cm)로 이뤄진 칠레 수비를 거뜬히 넘어 헤딩슈팅을 할 수 있다.

플러스 | 176cm의 칠레와 182cm의 호주

칠레와 호주 선수단의 평균 키는 각각 176cm와 182cm다. 무려 6cm 차이다. 산체스보다도 작은 선수가 칠레에는 2명이나 있다. 포백 수비진 가운데 180cm을 넘는 선수가 없을 정도다.

호주는 장신 선수들로 대거 구성됐다. 케이힐은 베스트11 가운데 가장 작은 키다. 웬만한 선수들이 180cm 중반이다. 단신 군단과 꺽다리 선수들의 대결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축구는 키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다. 각 팀의 대표 선수인 산체스와 케이힐이 보여줬듯이 말이다.

글= 김환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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