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11대 11로 맞붙는 경기지만, 보는 사람은 매 순간마다 각 선수에 신경을 집중한다. 가장 자주, 가장 강렬하게 신경을 붙드는 선수는 스타가 된다. ‘2014 브라질월드컵’은 곧 스타들의 대결이다. <편집자주>

브라질 뒤로 줄을 서야할 두 팀이 만난다. A조에 속한 카메룬과 멕시코다. 브라질처럼 먼저 1승을 챙기려는 게 목표다. 14일 오전 1시(한국시간) 브라질 나타우의 두나스 경기장에서 열리는 두 팀의 대결에서는 이제 막 어둠의 터널에서 탈출한 두 선수가 만난다. 카메룬의 스테판 음비아(세비야)와 멕시코의 히오바니 도스산토스(비야레알)다.


음비아 | QPR 탈출 후 영웅으로

음비아는 촉망 받는 마르세유의 수비형 미드필더이자 카메룬 대표의 일원이었다. 2012년 여름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퀸즈파크레인저스(QPR)로 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189cm의 큰 체격과 중원을 압박하는 능력이 탁월해 마르세유 시절에는 첼시로부터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적료 80억원에 QPR 유니폼을 입으면서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어설픈 패스와 엉성한 압박으로 인해 ‘먹튀’ 선수로 취급받았다. 게다가 고액 연봉자라 최하위의 QPR 입장에서는 눈엣가시였다. 팀이 2부 리그로 강등을 확정한 이후에는 마르세유에서 뛰고 있는 조이 바턴에게 SNS를 통해 “나와 자리를 바꾸지 않겠나”라고 해 구단 자체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그의 인생은 스페인 세비야로 임대된 이후에 180도 달라졌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강 발렌시아와의 1,2차전에서 각각 1골씩 넣어 결승행을 이끌었다. 결승에서는 승부차기에서 골을 넣으며 우승까지 만들었다. 완벽한 부활. 이제 어느 누구도 음비아를 ‘먹튀’라 부르지 않는다. 열심히 뛰고, 잘 막는 카메룬의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불릴 뿐.

음비아는 장 마쿤, 알렉스 송과 단단한 중원을 구성해 멕시코를 상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도스산토스 | 유망주 딱지를 떼다

도스산토스는 언제나 멕시코의 핵심 공격수였다. 그를 대체할 선수가 없을 정도로 매 대회 중용을 받았다. 그런데 소속팀에서 만큼은 ‘가능성 있는 유망주’일 뿐이었다. ‘만년 유망주’라는 말이 잘 어울렸다.

그가 소속팀에서 한 시즌에 30경기 이상 뛴 적은 없다. 두 자릿수 득점도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록하지 못했다. 잦은 부상과 주전 경쟁 실패로 늘 벤치에 머물렀다.

2013/2014시즌에는 지긋지긋한 유망주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될 정도의 활약을 했다. 그의 나이 25세, 프로 데뷔 이후 6시즌 만이다. 리그에서 31경기 11골 8도움.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토트넘-입스위치타운-갈라타사라이-라싱산탄데르-마요르카를 떠돌았던 도스산토스는 2013년 여름 비야레알로 이적해 드디어 빛을 봤다.

도스산토스는 이번에도 멕시코의 핵심 공격수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보다도 대표팀에서는 더 높은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플러스 | 도스산토스, 음비아부터 뚫어야

도스산토스가 카메룬 골문에 골을 넣기 위해서는 음비아를 뚫어야 한다. 카메룬 축구전문사이트 ‘Camfoot.com’의 아르튀르 왕지 축구전문 기자가 가장 놀라운 활약을 할 선수로 음비아를 꼽을 정도로 최근 컨디션이 좋다. 자국에서도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기본적으로 수비형미드필더 자리에서 1차 수비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공격으로 치고 올라가 득점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174cm로 왜소한 편인 도스산토스가 음비아의 수비를 뿌리치고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두 선수는 지난 5월 5일 리그에서 맞대결을 한 적이 있다. 나란히 선발출전했으나 0-0으로 비겼다.

글= 김환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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