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치업: 폴란드(FIFA랭킹 62위, 개최국 자동 진출)vs그리스(FIFA랭킹 15위, F조 1위)

폴란드는 유럽 축구의 숨은 강자다. 월드컵에서 두 차례나 3위를 차지했고 올림픽에서도 금메달(1972년 뮌헨 올림픽)과 은메달(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옛 성과는 과거완료형일 뿐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조별리그에 탈락했다. 유달리 인연이 닿지 않았던 유럽선수권은 지난 유로 2008에 출전하며 등장했지만 1무 2패의 성적으로 조별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역시 탈락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유로 2012에 자동 진출한 폴란드는 이변을 꿈꾼다. 단지 꿈은 아니다. 프란치스첵 스무다 감독의 지도 아래 치밀한 준비를 했고 글체고르츠 라토, 즈비그니예프 보네에크 등 전설들의 명맥을 이을 재능 있는 선수들도 충분하다. 조국에서 열리는 자신들의 두 번째 유럽선수권에 성공의 신화를 쓰려는 준비를 한 상태다.

홈팀 폴란드를 상대로 부담 백배의 개막전을 치러야 하는 그리스는 이미 유럽선수권에서 신화를 썼던 옛 챔피언이다. 유로 2004에서 강력한 수비와 고공 플레이를 앞세워 정상에 등극하며 전유럽을 놀라게 했다. 당시 신화를 집필했던 오토 레하겔 감독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의 실패 후 물러났다. 현재 그리스를 이끄는 것은 포르투갈 출신의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 유로 2004 우승의 주역들로 여전히 팀이 꾸려지는 탓에 노쇠화됐다는 평을 받지만 핵심 포지션에는 향후 10년을 책임질 젊은 주역들도 꽤 있다. 예선 10경기에서 단 5실점만 허용한 방패는 여전하다.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스의 힘은 이번에도 수비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유로 2004 당시 개막전에서 개최국 포르투갈을 꺾으며 우승까지 치고 갔던 그리스는 폴란드를 상대로 환상의 시나리오를 재현하려고 한다.

※ 관전포인트: 유로 속의 레비어 더비
폴란드가 내세우는 간판 스타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다. 자국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뒤 2010년 여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레반도프스키는 성공적으로 분데스리가 무대에 적응했다. 2011/2012시즌에는 22골을 몰아치며 카가와 신지와 함께 도르트문트가 리그 2연패를 성공하는데 주역이 됐다. 도르트문트에서 함께 뛰고 있는 야쿱 브와슈치코프스키, 루카시 피스첵과 함께 3인방으로 구축하며 이번 폴란드 대표팀 전력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경계 1순위 레반도프스키를 막아야 하는 그리스에는 차세대 수비수 카리아코스 파파도폴로스가 있다. 1992년생으로 그리스 슈퍼리그 최연소 출전 기록을 지닌 그는 도르트문트의 숙적인 샬케04 소속. 유로 2012 개막전 속에서 레비어 더비가 펼쳐지는 셈이다. 또 한명의 파파도폴로스인 아브람 파파도폴로스가 버티는 그리스의 강력 수비를 상대로 폴란드가 어떤 파쇄법을 찾을 지가 이번 경기의 확실한 포인트다.

※ 출사표
프란시스체크 스무다(폴란드 감독): “팀 분위기는 계속 좋아지고 있다. 훈련장에서, 거리에서, 모든 국민이 우리를 응원하는 것을 매순간 확인하고 있다. 나는 우리의 희망이 대회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
페르난도 산토스(그리스 감독): "모든 팀은 가능한 한 최고의 성적을 기대한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우승에 대한 야망이 없다면 우리는 피서를 가거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낫다. 개막전에 대한 초조함은 없다."

※ 풋볼리스트의 예상
폴란드 2-0 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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