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gback] ① 포그바 '미친 이적료' 1289억, 어떻게 나왔나

2016-08-09     류청

[풋볼리스트] 폴 포그바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초라하게 떠났던 포그바는 세계 최고 이적료 기록을 갈아치우며 ‘집’으로 돌아왔다. 포그바 이적은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큰 질문은 두 가지로 추릴 수 있다. 과연 포그바 ‘미친 이적료’는 어떻게 나왔을까, 포그바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풋볼리스트>는 포그바 이적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사 세 개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흐름이 있다. 소위 ‘미쳤다’고 평가 받는 이적료도 마찬가지다. 지난 20년간 이적시장을 주도한 리그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다.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라는 딱지가 붙은 선수를 앞다퉈 영입했고, 그 과정에서 이적료는 하늘로 갔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유벤투스는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폴 포그바 이적을 마무리 했다고 발표했다. 맨유는 포그바가 돌아왔다고 했고, 유벤투스를 포그바를 잘 팔았다고 표현했다. 포그바 이적은 앞서 언급한 이적시장 흐름을 벗어난 일이다. 일단 레알과 바르사가 주도하지 않았다. 포그바는 지금보다 더 큰 미래를 지닌 선수지만, 세계 최고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소속팀이 세계 최고 이적료를 지불한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 EPL구단이 이적료로 축구계를 놀라게 한 것은 지난 1996년이 마지막이었다. 뉴캐슬유나이티드는 블랙번로버스에서 뛰는 앨런 시어러를 영입하기 위해 1500만 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270억 원)를 지불했다. 1996년 최고 이적료 기록이었다.

 

#이적료는 왜 지구를 떠났나

유벤투스가 공식적으로 밝힌 포그바 이적료는 1억 500만 유로(약 1289억 원)이다. 천문학적이라는 표현은 오묘하다. 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1천억 원 이상을 지불할 수 있을까? “나를 포함한 누구도 1천억 원 이상 가치는 없다.” 지네딘 지단 레알마드리드 감독도 이해할 수 없다. 이적료는 이미 지구인이 받아들일 수 없는 공간으로 갔다.

레알과 바르사는 이적료를 하늘로 보낸 주인공이다. 두 팀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유로 지갑을 크게 열었다. 비슷한 점은 회장선거다. 레알과 바르사는 선거로 회장을 뽑는다. 2000년대 초반부터 회장후보자는 세계 최고 선수를 영입하겠다는 공약으로 유권자 환심을 샀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내세운 ‘갈락티코 정책’이 좋은 예다. 바르사도 비슷한 면이 있다.

경기력에 마케팅 가치 그리고 정치적인 의미까지 더하면 이적료는 올라가기 마련이다. 내주는 팀은 가장 비싼 가격에 선수를 내놓고, 레알이나 바르사는 이를 일정부분 받아 들여야 한다. 최고 이적료로 선수를 영입했다는 것 자체가 광고효과를 내기도 한다. “우리가 세계 최고 선수를 세계 최고 대우로 데려왔다고!”

막강한 자금력과 은근한 의도를 지닌 다국적 갑부가 축구판에 등장하며 이적료는 더 높아졌다. 첼시와 맨체스터시티 그리고 파리생제르맹을 인수한 이들은 “돈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이들이 계속해서 세계 최고 이적료를 쓰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등장하며 평균 이적료는 조금 더 올라갔다. 이런 흐름에 조르제 멘데스, 미노 라이올라 같은 ‘슈퍼 에이전트’가 기름을 부었다. 이들은 개인을 넘어 구단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다. 주제 무리뉴와 호날두를 모두 데리고 있는 에이전트를 상상해보라. 여기에 나이키, 아디다스 등 거대스포츠 기업도 이적료에 영향을 준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이적료는 일정한 흐름을 탔다.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 선수가 가장 높은 이적료를 받고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흐름이 매끄럽지 않다. “왜 이 선수가 최고 이적료를 받지?”라는 의문을 불러오는 이적이 있다. 가레스 베일이 이적할 때가 대표적이었다. 베일은 좋은 선수였지만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를 능가할만한 선수는 아니다. 포그바도 마찬가지다. 이적시장이 새로운 흐름을 맞고 있다는 징후라고 볼 수도 있다.

#챔스 못나가는 맨유, 어떻게 1289억 원을 썼나

합리적인 의심이 하나 나온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는 명예와 돈을 모두 가져다 준다. 우승하면 거의 1천억 원 이상을 벌 수 있다. 일반 참가팀도 상금과 광고료를 받을 수 있다. 맨유는 2014/2015시즌에 이어 2016/2017시즌에도 UCL에 불참한다. 이런 팀이 세계 최고 이적료를 들여 포그바를 영입했다. 맨유는 어떻게 포그바를 영입할 수 있었을까?

맨유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팀이 아니지만, 상품성은 높은 팀 중 하나다. 전세계 스폰서가 맨유와 계약하길 바란다. 맨유는 지난 2014/2015시즌을 앞두고 제너럴모터스(쉐보레)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7년 계약에 3천억 원 이상을 받았다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2015/2016시즌을 앞두고는 유니폼 스폰서 아디다스와 10년간 총 1조 3천억 원 계약을 맺었다. 1년에 1천 3백억 원을 받는 셈이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는 중계권 수입이 높다. 다른 리그에 비해 총 금액이 높고 상대적으로 공평하게 중계권 수입을 나눠 갖는다. 맨유는 2013/2014시즌 기준으로 1320억 원을 중계권 수입으로 벌여들였는데, 최근 EPL은 기존대비 70% 인상된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맨유는 거의 2천억 원 정도를 중계권 수입으로 벌어들인다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맨유는 UCL출전권과 우승컵 없이도 포그바를 거뜬히 영입할 수 있는 돈을 지닐 수 있었다. 신임 주제 무리뉴 감독은 맨유를 새롭게 만들 선수로 포그바를 지목했다. 미드필더를 영입해 재미본 일이 거의 없는 맨유는 무리뉴가 내민 영입 리스트 가장 위에 있는 포그바를 모시기로 결정했다. 포그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주머니도 두둑했기 때문이다. 

글= 류청 기자

사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SNS,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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