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챌린지 재미, 알아야 보인다"

[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26일 개막하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6’는 만만한 무대가 아니다. 클래식 잔류보다 챌린지에서 승격하는 게 더 어렵다. 그래서 어떻게 관전해야 하냐고? ‘풋볼리스트’가 챌린지 개막을 앞두고 관전 가이드를 준비했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6’이 26일 개막한다. 지난해까지 K리그 클래식에 있던 부산아이파크와 대전시티즌이 챌린지로 내려오고, 상주상무와 수원FC가 올라가면서 구성원도 달라졌다. 4년차에 접어든 챌린지엔 변화가 있었다. 어떤 팀은 팬을 더 ‘잘 꼬시기 위해’ 기발하면서 흥미로운 마케팅을 준비했고, 또 다른 팀은 개명까지 불사하며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30대 초반 감독의 등장도 시선을 잡아끈다. 유일한 30대 감독의 가세로 48.6세의 챌린지 감독 평균연령(최연소 감독 제외)이 47.3세까지 내려갔다. 챌린지를 잘 즐기려면 알아야 할 게 많다. 일일이 찾아보는 수고는 ‘풋볼리스트’가 했다. 이 포인트만 잘 알면 챌린지 보는 재미도 두 배다.

 

#개명 효과 노리는 고양·안산,
“(이)정협이도 개명하고 대박났길래...”

부산아이파크서 뛰던 이정기는 상주상무에 소속된 동안 이정협으로 이름을 바꿨다. 효과는 ‘만빵’이었다. 무명에 가깝던 그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거듭 골을 넣으면서 한국 공격의 상징이 됐다. “개명 효과가 있긴 한가보다”라던 이정협의 말을 듣고, 아마 꽤 많은 이들이 개명을 고민하지 않았을까 싶다.

 

근본적 이유는 다르지만 여기 개명 효과를 누리고 싶은 팀이 있다. 안산경찰청프로축구단은 새 시즌을 맞아 안산무궁화FC로 팀명을 바꿨다. 경찰청이라는 명칭이 지나치게 경직된 느낌을 준다는 의견이 반영돼 이미지 개선을 위한 조치였다. 기존 안산경찰청은 2014년 안산시와 경찰대학의 무궁화 체육단이 연고지 협약을 맺으면서 지어진 이름이었다. 연고지 협약이 성사된 뒤 팀명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안산무궁화FC도 이때부터 거론된 이름이었다. 그러나 안산경찰청프로축구단으로 결정됐고, 두 시즌을 안산경찰청으로 뛰었으나, “안산과 경찰청이라는 두 개의 명칭이 같이 쓰이면서 혼선이 빚어졌다”는 이유로 안산무궁화FC으로 탈바꿈했다.

 

개명한 팀은 또 있다. 고양HiFC였던 고양자이크로FC다. 고양과 스포츠 브랜드인 자이크로가 2015시즌부터 구단 공식 용품 후원업체로 인연을 맺으면서 성사된 결과물이다. 두 기관은 소외계층과 탈북자,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자 가족, 장애인 가족을 위한 다양한 용품 지원 및 리그 개최, 홈리스 월드컵 국가대표팀 후원 등의 활동을 펼치며 ‘축구, 그 이상의 가치’를 공유해 왔다. 고양은 2013년부터 6→8→8위로 매 시즌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올해는 이름도 바꿨으니 목표로 하는 ‘톱 4’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1982년생, 34세 신인 감독

김진수가 뛰고 있는 TSG호펜하임(독일)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있다. 그는 만 28세에 불과하다. 20살에 선수 은퇴한 나겔스만 감독은 꾸준히 지도자 과정을 밟으며 독일 분데스리가 최연소 감독이란 타이틀을 달았다. 축구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감독 중엔 주제 모리뉴와 빌라스보아스 감독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 고양의 지휘봉을 잡은 이낙영 감독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982년생으로 올해 나이 만 34세인 그의 등장은 과연 파격적이었다. 선수 시절 U-17세 청소년대표, U-18세 아시아청소년대표로 활약했던 이 감독은 고려대 재학 시절 부상을 당해 일찍이 지도자로 전향했다. 이후 유비사커 코치, 방이중학교 감독 등으로 지내면서 유·청소년 무대를 주심으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이 감독은 K리그 최연소 감독 기록(전 노홍섭 국민은행 감독, 당시 36세)을 경신했다. 프로 지도 경력은 전무해, 아직 그가 어떤 모습을 보일는 알 수 없다. 이 감독은 “슬기롭게 상대를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지난해까지 뒷심 부족으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털기 위해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팀 내 고참급 선수들과 나이가 비슷한 이 감독이 ‘제2의 무리뉴’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안방은 잡고 1위 예약
“일단 잠실로 오시지 말입니다”

 

“홈경기 전승이 목표다. 만약 홈에서 이기지 못하면 구단과 상의해 팬들에게 보상하겠다.” 마틴 레니 서울이랜드FC 감독은 지난 22일 열린 챌린지 개막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공약을 내걸었다. 더해 구단 프런트는 “홈에서 단순히 몇 승이 아닌 전승을 노리고 있다. 이행하지 못하면 팬 서비스는 구단에서 책임진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직관한 홈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다음 홈경기 예매 시 일반석 1장이 무료”라고 보충 설명했다.

 

지난 시즌 서울이랜드는 홈에서 7승밖에 하지 못했다. 원정 9승보다 저조한 기록이다. 창단 첫해에 우승해 승격을 이루겠다던 서울이랜드의 발목을 잡은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올해는 안방을 확실히 점령하겠다는 목표가 세워진 배경이기도 하다.

 

구단 관계자의 설명대로 2016시즌 구단이 팬들에게 약속한 건 직관한 홈경기에서 이기지 못할 경우 다음 홈경기 예매 시 일반석 1장이 무료라는 것이다. 기간 제한 없이 1회 적용되는 이 공약엔 서울이랜드의 홈경기 전승 의지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경기 당일 티켓박스에서 수령 가능하고, 시즌권 구매자도 1명을 더 데려올 수 있다. 홈경기장인 잠실종합운동장의 가변석 만설 시엔 일반좌석에서 관전 가능하다.

 

홈 전승 공약뿐만 아니라 매 경기 시행되는 ‘골 공약’도 서울이랜드의 경기를 기대하게 한다. 목표 골 수를 채우지 못하면 해당 경기에서 지정된 선수가 팬들이 원하는 벌칙을 수행하는 식이다. 시작은 팀 내 핵심인 주민규가 끊는다. 주민규는 “개막전인 충주험멜전에서 4득점 승리를 못할 경우 팬 여러분이 댓글로 달아주신 아이디어 중 택일하여 경기 종료 후 미션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주민규의 자신감에서 만들어진 공약이다. 실제 서울이랜드는 지난 시즌 충주전에서 4골 이상을 넣으며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잘난 아들 하나가 팀 흥행 책임진다

지난해 11월 22일 원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의 K리그 챌린지 마지막 홈경기에선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최윤겸 강원 감독의 막내 아들이자 인기 아이돌 ‘샤이니’의 멤버 민호가 방문했다. 이날 민호는 경기 시작 전 매치볼을 심판진에게 전달하고, 하프타임엔 직접 골키퍼로 나서 팬들과 페널티킥 이벤트를 벌이는 등 화끈한 팬서비스를 하고 갔다. 경기장엔 2,779명의 팬들이 함께 했다. 그리 높은 숫자가 아니라 여겨질 수 있으나 직전 홈경기들서 1,300~1,400명 정도가 왔던 걸 감안하면 급증한 관중 수라 할 수 있다.

 

올해도 최 감독은 잘난 아들의 힘을 빌린다. 그는 개막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샤이니를 불러서 공연하겠다”고 했다. 승격 시 어떤 팬서비스를 하겠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대한 답변이었다. 승격만 한다면 아들뿐 아니라 샤이니 전체를 불러 홈에서 제대로 놀아보자는 뜻이었다. 강원을 넘어 전국에 있는 소녀 팬들이 일어날 때가 됐다. 수만 명의 소녀 팬들이 최 감독의 ‘잘난 아들’을 보기 위해 강원의 우승을 염원하지 않을까?

 

글= 문슬기 기자

사진= 서울이랜드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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