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남자 축구 대표팀). 서형권 기자
주민규(남자 축구 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주민규가 데뷔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에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을 치른 한국이 태국과 1-1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 41분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15분 교체로 들어온 상대 공격수 무에안타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주민규가 이날 선발로 나서 후반 17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33세 343일의 나이로 대표팀에 데뷔하며 최고령 데뷔 기록을 새로 썼다. 선수들과 맞추는 첫 경기였지만 호흡은 나쁘지 않았다. 주민규는 전방에서 등지는 플레이로 동료들에게 여러 면 슈팅 기회를 만들어줬다. 선제골 장면에서도 주민규가 수비수들을 끌어주면서 손흥민에게 더 많은 공간이 생겼다. 

경기 후 황선홍 감독도 주민규의 활약에 대해 “자기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칭찬했다. 비교적 빨리 교체한 것에 대해서는 “원래 생각했던 타이밍이다. 조금 더 변화를 줘서 리드하려고 했는데, 교체하기 직전에 실점했다. 엇박자가 난 부분이다”고 말했다. 

‘잘했다’는 평가에도 주민규는 만족하지 못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주민규는 “제가 데뷔전을 치르기 위해서 정말 수없이 많은 노력을 하고 상상을 했다. 그 꿈이 현실이 된 것에 대해서 굉장히 기뻤지만 승리를 가져오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이 크다”고 경기 결과에 아쉬워했다. 

주민규는 대표팀 차출이 확정된 뒤 “머리 박고 뛰겠다”라며 각오를 전한 바 있다. 오늘 각오대로 뛰었냐는 질문에 “최선을 다해서 도움을 주려고 노력을 했다. 그렇게 만족하는 경기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령 데뷔 기록에 대해서는 “기사를 통해 확인했다. 33살 밖에 안 됐는데, 40살 먹은 것처럼 최고령이 붙으니까 느낌이 그렇더라. 그래도 최고령이라는 타이틀도 1등이니까 기분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날 6만 4천 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주민규는 “많은 팬분들이 오실 거라고 생각을 했다. 저도 대표팀 경기를 구경하러 갔었던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응원의 힘을 받아서 아드레날린 날리면서 신났던 것 같다”고 많은 관중 앞에서 뛴 소감을 전했다. 

주민규. 서형권 기자
주민규. 서형권 기자

오늘 맡은 역할에 대해서는 “위에서 라인을 블록하는 역할을 했다. 감독님께서 중간에 제가 내려와서 흥민이나, 우영이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라고 하셨다. 재성이랑 미드필드 지역에 내려와서 플레이 해달라고 하셔서 그런 플레이를 했는데, 제가 원하는 플레이여서 잘 맞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과 첫 호흡임에도 큰 문제는 없었다. 주민규는 “제가 평가할 건 아니다. 정말 좋은 선수이고, 제가 잘 맞춰준다고 하면 골을 도울 수 있고, 저도 도움을 받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전반전 세컨볼 찬스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주민규는 “그라운드 상태가 안 좋았다. 저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불규칙하게 왔다. 두고두고 기억에 많이 남았다”고 했다. 

오늘 전체적인 평가를 묻자 “이겼다면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데, 비겼기에 큰 점수는 못 준다. 50점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 목표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공격수다보니 데뷔골이다”고 답한 뒤 “다음 경기도 머리 박고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 서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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