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황선홍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감독은 오늘 딱 한 번, 벼락치기 전술훈련으로 A매치를 준비해야 한다.

대표팀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황 감독 체제로 태국 상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준비하고 있다. 2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홈 경기,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원정 경기를 갖는다.

대표팀은 18일부터 소집해 훈련에 들어갔지만 제대로 된 전술 훈련을 하지 못했다. 유럽파 선수들이 순차적으로 합류해 19일 저녁이 되어서야 모두 모였다. 20일 아침까지는 이튿날 선발 라인업을 선수들이 짐작하기도 힘들었다.

황 감독이 모든 핵심 선수를 모아놓고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은 20일 경기 전 공식훈련 단 1회다. 이날 전반적인 전술 콘셉트를 선수들에게 숙지시키고 합을 맞춰보는 것 정도가 전부다. 더 구체적인 세부전술을 준비하긴 힘들다. 세트피스 공격 및 수비도 키커와 가담하는 선수들의 위치를 정하는 등 간단한 수준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상대 허를 찌르는 복잡한 세트피스 전술을 마련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이럴 때 황 감독이 의존할 수 있는 건 기존 감독이 만들어 둔 전술이지만,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 시절의 전술이 지속적으로 비판 받아왔기 때문에 승계하기 어렵다. 게다가 클린스만 감독이 중용했던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가 이번에 선발되지 않았다. 모든 전술의 중심인 중원 조합부터 새로 짜게 된다.

유럽파 선수들의 피로를 회복시키고, 주전들의 컨디션을 확인해 가며 퍼즐을 잘 맞춰 내보내는 것 정도가 가능한 전술이다. 여기에도 맹점은 있다. 최근 소속팀에서 본의 아니게 휴식을 취한 김민재를 제외하면 유럽파 대부분이 온전한 컨디션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태국을 상대하는 1차전에서 국내파들을 좀 더 중용하고, 2차전에서 유럽파의 비중을 늘리는 운영이 일견 합리적이다. 하지만 보통 감독 입장에서 첫 판부터 최상의 멤버를 내지 못한다는 건 기선제압에 실패할 수도 있어 꺼림칙한 운영이다.

주민규(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주민규(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정호연(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정호연(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황선홍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황선홍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게다가 황 감독은 라인업이 곧 메시지일 수도 잇는 상황에서 팀을 맡았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지난 아시안컵 당시 불거진 갈등은 이미 당사자끼리 해소했다는 선언을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일부 대중의 비난은 이어졌다. 황 감독이 화해의 제스처를 원한다면 손흥민과 이강인을 모두 기용하는 쪽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다만 그러려면 대표팀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이강인이 평소같은 경기력을 유지해줘야 한다.

황 감독에게 고려해야 할 요소는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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