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12일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개막전, 전북현대가 FC서울을 1-0으로 꺾은 건 수비수로 변신한 이호와 미드필더로 맹활약한 루이스의 공이었다. 35세 루이스는 경기 내내 화려한 드리블과 볼 키핑, 헌신적인 수비로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했다. 이호는 최강희 감독이 경기 후 꼽은 수훈 선수였다. 헌신적인 90분을 마치고 만난 두 선수의 소회와 함께 활약상의 의의를 정리했다.

이호

“걱정했던 건 부상 이후 90분 풀타임 뛴 게 거의 1년 만이라는 건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

워낙 좋은 (상대 공격수) 선수들이고, 그만큼 우리 수비라인에도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일주일 동안 준비한 걸 실수 없이 하면 잘 막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준비한 대로 잘 됐다.

사실 (수비수들끼리) 대화는 많이 안 해서 따로 준비한 건 없는데 우리 훈련이 연습경기 위주라, 경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맞춰진 것 아닌가 한다. 우리 팀에서 경기 뛰는 선수뿐 아니라 많은 이유로 인해 엔트리에 들지 못한 선수들까지 층이 두텁다. 우리끼리 운동할 때도 100%가 된다. 그들 덕분인 것 같다.

아무래도 아드리아노와 데얀에게 공이 들어오는 장면들이 위험했다. 그때가 가장 위험했다. 결과적으론 우리 선수들이 집중력 잃지 않은 점이 좋았다. 데얀은 나와서 공을 받는 걸 좋아하고 아드리아노는 수비 뒷공간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미드필드도 좋은 팀이었다.

(박주영까지 상대 공격에 합세한 뒤) 주영이가 능력 있는 선수인데, 오늘 보셨다시피 우리 팀에선 (이)재성이가 공격적인 장점을 희생하고 수비적으로 많이 해 줘서 잘 막을 수 있었다.

올핸 다른 거 없다. 안 아프고 싶다. 안 아파야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다. 작년에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부상 때문에 마이너스가 많았다. 안 아파야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프지 않으면 몸 상태는 100이다.“

이호는 지난 시즌 전북이 가장 아쉬워한 선수다. 작년 이적시장 막판에 전북으로 이적, 훈련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3월 초부터 바로 실전에 투입됐다. 전북은 이호의 노련미를 바탕으로 시즌 초반 훌륭한 경기력을 보였으나 무리한 경기 소화는 이호의 컨디션을 악화시켰고,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호는 종아리 등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하지 못했다. 그만큼 전북의 미드필더 고민도 커졌다.

전지훈련에서 기대만큼 컨디션이 향상되지 않아 우려를 낳았으나, 이호의 노련미는 가장 필요할 때 발휘됐다. 수비수로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이며 아드리아노, 데얀을 잘 막아냈다. 이젠 본업인 미드필더로 올라갈 때다. 성공적인 90분을 소화한 만큼 앞으로도 컨디션 관리가 잘 된다면 로테이션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팀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파탈루가 아직 수비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이호가 작년 초반의 경기력을 되찾는다면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루이스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경기다. 힘들었다. 선수들과 일주일 동안 열심히 준비하니 이런 좋은 결과가 있었다. 선발이든 후보든 경기에 들어가면 좋은 결과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작년에는 내가 왔을 때 두바이에서 시즌이 끝나고 두 달 정도 쉬고 복귀했다. 그래서 컨디션이 안 좋았다. 적응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러나 올해는 동계 훈련에서부터 열심히 준비했다. 덕분에 피지컬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더 좋았다. 살은 빠졌다. 체지방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식단 조절을 했다. 살찌는 음식들을 최대한 먹지 않았다.

에두 가계약 소동은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만약 내가 나가게 된다면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나가게 된 거라고 생각했다. 어찌됐건 나는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팀이 알아서 잘 판단했을 것이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해야 하는 몫에 좀 더 집중했다.

최강희 감독은 항상 그렇듯 이번 경기에서도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내게 수비에 좀 더 가담하라고 지시했다. 특별히 주세종을 마크하라고도 했다.“

루이스는 에두 가계약 소동의 간접적인 피해자에 가까웠다. 지난해 후반기에 영입되자마자 수원삼성을 상대로 득점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경기력은 전력에 그리 보탬이 되지 못했다. 올해 전지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향상시킨 루이스는 유종의 미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이적 시장 막판 에두가 전북으로 올 경우 루이스가 나가야 한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애매한 입지로 시즌을 시작했다.

자신이 연루된 보도들에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힌 루이스는 기량과 헌신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순간적으로 번뜩인 기지가 아니라 경기 내내 돋보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활약이었다. 루이스는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가진 전지훈련에서도 왕년의 발재간을 조금씩 보여줬고, 서울 미드필더들을 직접 돌파와 볼 키핑으로 골탕 먹이며 첫 실전을 훌륭하게 치렀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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