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 선수가 가장 빛나고, 일본 선수가 가장 많고, 우즈베키스탄 선수가 한 명 껴 있다. 최근 마무리된 2020-2021 유럽 5대 빅 리그에서 가장 빛난 아시아 선수를 모은 구도다.

빅 리그의 아시아 출신 선수 베스트일레븐 명단을 작성해보니 일본 선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국,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에서 빅 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를 찾는 건 매우 힘들었다. 한때 스타의 산실이었던 호주는 빅 리그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이라크의 대표적인 유럽파였던 알리 아드난이 미국 무대로 떠났고, 이란의 간판 스타 메흐디 타레미와 사르다르 아즈문은 아직 빅 리그가 아니라 포르투갈이나 러시아 무대에 머무르고 있다. 중국의 유일한 유럽파 우레이는 에스파뇰의 2부 강등으로 인해 이번 시즌 빅 리거가 아니었다.

유럽파 중 가장 뛰어난 선수는 한국이 배출하고, 다양한 포지션의 도전자는 일본이 배출한다는 구도가 박지성 시질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시아 선수 중 이번 시즌 가장 파괴력 있었던 건 단연 손흥민이었고, 황의조를 유력한 ‘2위 후보’로 둘 만하다. 반면 수비와 골키퍼 포지션에는 한국 선수가 없었고, 일본 선수는 다수 존재했다.

▲ 스트라이커

황의조(보르도) : 고대하던 유럽 진출 두 번째 시즌에 보르도의 주전 자리를 확실히 차지했고, 12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0골 이상을 올렸다. 골문에 난 빈틈이 아무리 작아도 슛을 꽂아 넣을 수 있다는 걸 확실히 보여줬다. 팀 전술상 자꾸 수비가담을 요구받았지만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점점 원래 보직인 스트라이커에 가까워졌다.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이적설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엘도르 쇼무라도프(제노아) : 러시아 무대에서 뛰다 이번 시즌 이탈리아의 제노아로 이적한 쇼무라도프는 기대 이상의 첫 시즌을 보냈다. 리그 8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득점 2위에 올랐다. 190cm 장신과 성실한 움직임을 겸비해 활용도가 높았다. 특히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라치오, 아탈란타 등 강호 상대로 득점하며 다음 시즌을 더 기대케 했다.

▲ 윙어 및 공격형 미드필더

손흥민(토트넘홋스퍼) : 긴 말이 필요 없는 현존 아시아 최고 선수, 나아가 전세계 최고 윙어 중 한 명. 17골 10도움으로 아시아 선수 빅 리그 최다골 타이기록과 ‘10-10’을 동시에 달성했다.

도안 리츠(아르메니아빌레펠트) : 23세 윙어 도안은 이번 시즌 처음 도전한 분데스리가에서 전 경기에 출장했고, 그 중 교체출장은 1회에 불과했다. 5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4골을 넣은 정우영, 4도움을 기록한 이강인보다 이번 시즌 결과물은 확실히 앞선다. PSV에인트호번에서도 확고한 주전이 되지 못했던 도안이지만, 독일 승격팀 빌레펠트로 임대 간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다. 시즌 초 바이에른뮌헨 상대로도 득점을 올렸다.

가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 : 가마다는 돌풍의 주역이었다. 막판에 살짝 미끄러지며 5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대부분의 기간 동안 4강 경쟁을 했던 프랑크푸르트에서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며 5골 12도움을 몰아쳤다. 팀의 공수 균형을 잘 잡아주는 성실하고 지능적인 면모를 유지하면서 득점 생산력까지 크게 성장했다.

▲ 수비형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슈튜트가르트) :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의 유명한 선수 평가에서 이번 시즌 전반기 분데스리가 수비형 미드필더 중 6위이자 ‘국제적으로 통할 만한 실력’으로 인정받은 수준급 미드필더. 유럽에서 뛰는 미드필더로는 비교적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센터백까지 소화할 수 있는 수비력, 준수한 볼 키핑과 패스 능력을 겸비했다. 33경기에 선발 출장해 3골 3도움을 기록했다.

▲ 측면 수비수

사카이 히로키(마르세유) : 분데스리가의 하노버96을 거쳐 프랑스 명문 마르세유의 주전 풀백 자리를 5시즌 동안 지킨 아시아 톱 클래스 라이트백이다. 이번 시즌에도 26경기 선발, 3경기 교체로 출장했다. 그러나 시즌 후반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 부임 이후에는 폴 리롤라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유럽 도전을 마치고 자국으로 복귀한다고 공언했는데, 우라와레즈 이적이 유력하다. 유럽 도전의 마지막 모습이 아쉽다.

나가토모 유토(마르세유) : 35세 노장 레프트백 나가토모는 인테르밀란에서 보낸 화려한 시절이 2017년 끝난 뒤 갈라타사라이를 거쳐 이번 시즌 마르세유로 합류했다. 기량이 많이 감퇴했을 거라는 짐작과 달리 아직은 경쟁력 있는 모습이었다. 사카이와 반대로 삼파올리 감독 부임 이후 오히려 더 신임을 받으면서 최종적으로는 20경기 선발, 5경기 교체 출장으로 주전에 가까운 시즌을 보냈다.

▲ 센터백

요시다 마야(삼프도리아) : 잉글랜드 사우샘프턴에서 7시즌 반 동안 활약한 요시다는 동아시아 센터백 중 가장 적극적으로 유럽에 도전해 성공한 선수다. 2019-2020시즌 후반기 삼프도리아로 임대된 뒤 이번 시즌 완전이적했는데, 25경기 선발 7경기 교체 출장하며 새 팀에서도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도미야스 다케히로(볼로냐) : 일본 선수의 유럽진출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신트트라위던의 최고 성공작. 지난 시즌 볼로냐로 이적해 이번 시즌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 풀백으로 더 많이 뛰었던 것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센터백을 중심으로 필요시 좌우 풀백까지 소화하면서 볼로냐 수비의 핵심 멀티 요원 역할을 했다. 31경기 모두 선발 출장해 2골을 기록했다.

▲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스트라스부르) : 빅 리그에서 주전급으로 뛴 유일한 아시아 골키퍼. 동아시아 골키퍼 유럽 도전의 선구자로서 2010년 벨기에 무대에서 도전을 시작, 스코틀랜드를 거쳐 2016년부터 프랑스 무대에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 완전히 2군으로 전락했지만, 성실하게 이번 시즌을 준비하더니 개막 당시 동료 골키퍼들의 코로나19 확진 등 무더기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다. 일단 기회를 잡자 24경기를 책임지면서 이번 시즌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가와시마는 지난 소속팀 메츠에서도 후보로 시작해 결국 주전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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