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황희찬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 아래서 한층 성장할 기회를 잡았다. 황희찬은 레드불잘츠부르크를 떠나 RB라이프치히와 5년 계약을 맺었다. 빅 리그 진출 꿈을 이뤘다.

율리안 나겔스만 라이프치히 감독은 감독계의 특급 유망주다. 2016년 단 29세 나이에 호펜하임 1군을 맡았고, 두 번째 시즌에 4위에 올려놓으며 스타 감독으로 떠올랐다.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전술, 신기술을 적극 활용한 훈련법으로 휘하 선수의 잠재력을 극대화한다.

나겔스만 감독의 가장 최근 성공작이 티모 베르너다. 베르너는 원래 독일 대표 공격수지만 상대 전술에 따라 기복이 심하고, 득점 외 경기 기여도가 부족하다는 혹평도 받았다. 나겔스만 감독은 베르너가 득점원뿐 아니라 상대 선수 유인, 빌드업 기여, 어시스트 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게 진화시켰다. 동료들이 다 살아나자 베르너의 득점력까지 올라갔다. 분데스리가 28골 8도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골 2도움 모두 각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이다. 경기당 드리블 성공(1.7), 경기당 롱 패스 성공(0.7) 역시 이번 시즌이 개인 최고였다. 이 성적을 바탕으로 첼시에 합류했다.

그러나 나겔스만 아래서 뛰는 것이 곧 성장을 담보하진 않는다. 오히려 나겔스만 감독의 품을 떠난 뒤 경기력이 추락하는 선수가 더 많다. 좋은 전술의 뒷받침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다가, 다른 감독의 전술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가 흔하다. 잔드로 바그너, 아담 살라이, 마르크 우트 등이 여기 해당한다.

가장 최근 ‘탈 나겔스만 효과’로 경기력이 떨어진 선수는 조엘링톤이 있다. 조엘링톤은 ㅈ난 시즌 호펜하임에서 7골 5도움을 올리며 기량을 인정 받았고, 이번 시즌 뉴캐슬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며 합류했다. 그러나 뉴캐슬에서는 단 2골 2도움에 그치며 잉글랜드 무대를 통틀어 최악의 영입이었다는 혹평을 받는다.

조엘링톤은 황희찬과 비슷한 면이 있다. 기술과 몸싸움이 모두 좋은 선수지만 플레이를 선택할 때 판단력에서 종종 문제를 드러내는데, 나겔스만 감독의 전술이 판단력 문제를 보완해줬기 때문에 지난 시즌에는 이 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황희찬 역시 타고난 신체능력과 기술을 겸비한 선수다.

겨우 24세인 황희찬이 나겔스만 감독 아래서 은퇴할 때까지 뛸 리는 없다. 명장의 도움을 받으며 기량을 향상시켜 다음엔 더 큰 구단으로 이적하거나, 최소한 빅 리그에서 꾸준히 뛸 수 있는 평판을 확보해야 한다. 라이프치히에 몸 담는 동안 좋은 활약을 하는 것이 가장 먼저지만, 동시에 정체되지 않고 계속 성장할 필요가 있다. ‘나겔스만 버프’가 끊긴 뒤 추락한 공격수들의 사례는 반면교사가 돼 준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