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안토니오 콘테 인테르밀란 감독의 축구를 실현하려면 공격력을 갖춘 윙백이 필수다. 인테르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가장 확실한 재능 아크라프 하키미를 영입했다.

인테르는 레알마드리드에 4,000만 유로(약 540억 원)를 지불하고 하키미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5년이다. 하키미는 지난 2년 동안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임대 생활을 하며 기량을 증명했으나, 결국 레알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새 팀을 찾아 떠났다.

인테르의 좌우 윙백을 맡은 선수는 이번 시즌에만 7명이나 됐다. 오른쪽에 안토니오 칸드레바, 다닐로 담브로시오, 발렌틴 라자로, 빅터 모제스가 기용됐다. 왼쪽에 크리스티아노 비라기, 콰드워 아사모아, 애슐리 영이 시험 받았다. 영과 라자로는 좌우 측면에서 모두 뛰기도 했다.

인테르의 윙백 잔혹사는 수년째 이어진 고질병이다. 영입한 선수들이 하나같이 실패하거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완전이적으로 정착하지 못했다. 2016/2017시즌 크리스티안 안살디, 2017/2018시즌 주앙 칸셀루, 2018/2019시즌 시메 브르살리코, 세드릭 소아레스, 다우베르트 등이 인테르를 ‘스쳐’ 지나갔다.

지금 윙백의 비중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콘테 감독은 이번 시즌 부임하며 가장 자신 있는 포메이션 3-5-2를 적극적으로 이식했다. 중원의 공격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로멜루 루카쿠 투톱에만 의존하지 않으려면 윙백이 매우 중요하다. 콘테 감독이 유벤투스에서 성공을 거둘 때는 슈테판 리히슈타이너가 꾸준히 활약해줬기 때문에 공격 지원이 용이했다. 이를 아는 콘테 감독은 나름대로 공격력이 좋은 영, 모제스를 겨울 이적시장에서 수급해가며 개선을 노렸지만 여전히 완벽한 해답은 없었다.

하키미는 현재 전세계에서 영입 가능한 유망주 중 가장 공격력이 탁월한 윙백으로 꼽힌다. 2019/2020시즌 도르트문트의 주전 윙백으로 뛰며 리그 5골 10도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골을 기록했다. 윙어 수준의 기록이다. 주로 오른쪽 윙백으로 뛰는데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가며 상대 문전까지 과감하게 뛰어드는 플레이가 돋보인다. 번개같이 질주하면서 패스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의 소유자다.

하키미의 수비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측면 수비를 보완해 줄 동료가 충분한 3-5-2 포메이션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콘테 감독은 첼시 시절 원래 공격수인 모제스를 오른쪽 윙백으로 이동시켜 리그 우승의 원동력으로 삼은 바 있다. 하키미에게도 같은 기대를 걸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나이, 기량, 성장 가능성, 인테르 전술과의 조합 등을 모두 고려할 때 하키미는 가장 이상적인 영입이라 할 만하다. 달리 말하면 하키미까지 실패할 경우 인테르의 윙백 잔혹사는 끊기 더 힘들어진다. 지난 1년 동안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콘테 감독은 마침내 화룡점정에 가까운 선수를 얻었다. 이번 시즌은 UCL 조기탈락 및 세리에A 3위(29라운드 현재)로 기대 이하의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다음 시즌에는 진정한 유럽 최강 수준으로 복귀할 필요가 있다.

사진= 인테르밀란 공식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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