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박지성이 거스 히딩크 감독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자신의 축구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꼽았다.

박지성은 29일(현지시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게재된 인터뷰를 통해 근황을 전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앰버서더 활동을 하고 있는 박지성은 현재 유럽에서 다양한 축구 시스템을 배우며 견문을 넓히고 있다.

지도자 생활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박지성은 “아니”라고 답하면서 “나는 어린 선수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두 사람이 있는데, 바로 히딩크 감독과 퍼거슨 감독이다. 그들과 함께한 선수생활을 한 것은 특권과도 같았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한국 국가대표팀에서 히딩크 감독의 지도 아래 ‘2002 한일 월드컵’ 신화를 썼고, 이후 PSV아인트호벤로 이적해 클럽팀에서도 히딩크 감독과 함께했다.

“히딩크 감독이 왔을 당시 한국 대표팀에서는 선수라면 감독의 말에 따라야 했다”던 박지성은 “하지만 아인트호벤에서는 달랐다. 선수들은 감독에게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말했고, 때로는 감독의 생각이 틀렸다는 발언도 스스럼없이 했다. 나에겐 문화충격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박지성은 “자신의 생각과 방법이 옳다고 선수들에게 설득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었다”면서 “히딩크 감독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는데,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선수들에게 확신을 심어줬다. 얼마나 명확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선수들을 설득하는 방법을 아는지에 따라 감독의 실력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며 히딩크 감독의 소통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맨유에서 오랜 기간 함께한 퍼거슨 감독에 대해서는 “온도 조절을 굉장히 잘하는 감독”이라고 설명했다. 퍼거슨 감독은 강인한 성격을 가졌다. 데이비드 베컴을 향해 홧김에 신발을 차 던진 일화가 알려졌고, 선수들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불같이 화를 낸다는 이유로 뜨거운 바람을 뿜어내는 ‘헤어 드라이기’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박지성은 “사람들은 퍼거슨 감독하면 헤어드라이기, 부츠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실제 팀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항상 미소를 짓고 친절하게 대해줬다. 선수들이 나태해졌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면 퍼거슨 감독은 굉장히 친절한 사람”이라면서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땐 선수들을 대하는 태도가 확 달라졌다.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선 적절한 긴장감이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퍼거슨 감독은 분위기를 굉장히 잘 조절했다”며 감탄했다. 

사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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