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인천을 믿고 응원해주시듯 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겠다” (유상철 감독)

인천유나이티드의 유상철 감독이 췌장암 투병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쾌유를 바라는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유 감독도 팬들의 응원을 새기며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유 감독은 19일 인천 구단 SNS를 통해 “건강 상태에 대해 이제는 제가 직접 팬 여러분께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검사 결과 췌장암 4기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받아들이기 힘든 진단이었지만 받아들여야만 했다. 나로 인해 선수들과 팀에 피해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인천과 끝까지 함께하겠단 뜻을 내비쳤다. 지난달 건강 악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도 유 감독은 “병원에 있는 것보다 현장에 있는 것이 회복이 빠르고 더 좋을 것 같다”며 수원삼성과의 홈경기에서 다시 벤치에 앉아 팀을 직접 지휘했다. 유 감독은 남은 2경기도 인천 벤치에서 팀을 지휘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끝까지 함께하고 싶다는 유 감독의 생각을 전달받은 인천 구단도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인천 관계자는 “고민이 참 많았다. 감독님이 끝까지 벤치를 지키도록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더라”면서 “주치의와 면밀히 협의한 후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훈련에 참가해도 괜찮다’는 답을 들은 뒤 어렵게 결정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은 유 감독을 필두로 잔류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유 감독은 지난주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3일을 제외하고 모두 훈련장에서 선수들과 함께했다.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 지금은 경기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이라던 인천 관계자는 “선수들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평소처럼 훈련하며 상주전 필승을 다지고 있다”며 최근의 팀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은 상주상무(24일 홈), 경남FC(30일 원정)와 치르는 경기 결과에 따라 K리그1 잔류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승점 30점으로 10위에 올라있지만, 11위 경남(승점 29)과 12위 제주유나이티드(승점 27)가 바짝 추격하고 있어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시 한 번 생존 본능을 발휘해야 할 때다. 인천은 그동안 매 시즌 강등 후보로 거론됐지만, 시즌 막바지에 놀라울 정도의 힘을 발휘해 K리그1에 잔류했다. 강등 플레이오프조차 치른 경험이 없다.   

위기에 강했던 인천은 다시 한 번 뭉치고 있다. 10일 후 펼쳐지는 경남 원정에는 400명 규모의 ‘비상원정대’가 함께한다. 버스 5대로 모집을 시작한 비상원정대는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마감됐고, 버스 3대를 추가해 진행한 2차 모집도 20분 만에 신청자 모집을 마쳤다. 그로인해 인천 구단은 버스 2대를 증차했다. 마지막 홈경기인 상주전에도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유 감독 및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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