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화성] 김정용 기자= 이강인은 국가대표로서 처음 나선 ‘실전’에서 손흥민, 황희찬, 김신욱 등 선배 공격수들을 지휘하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 A매치 첫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10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화성 종합 경기 타운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경기를 가진 한국이 스리랑카를 8-0으로 대파했다.

한국은 2전 전승을 거뒀고, 스리랑카는 3전 전패에 빠졌다. 홈에서도 무득점 연패를 당했던 FIFA 랭킹 202위(가맹국 210개) 스리랑카를 상대로 한국의 대승이 기대되는 경기였고, 기대대로 됐다.

이강인은 국가대표로서 첫 ‘실전’을 치렀다. 지난 9월 조지아를 상대한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데 이어 월드컵 예선에 처음 투입돼 풀타임을 소화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김신욱, 손흥민, 황희찬까지 공격수를 3명 기용한데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수비력이 약한 남태희, 이강인을 동시 기용하며 매우 공격적인 전략을 짰다.

스리랑카가 예상대로 5-4-1 포메이션을 쓰며 밀집수비를 하는 가운데, 이강인 기용은 성공적이었다. 왼발 킥력이 좋고 먼 거리에서도 스루패스를 할 수 있는 이강인은 스리랑카 수비 배후로 침투하는 손흥민, 홍철에게 계속 공을 찔러줬다. 스리랑카 수비가 가까스로 막아내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강인이 공을 뿌리고 손흥민과 홍철이 번갈아 침투하는 왼쪽 공격이 오른쪽 공격보다 더 위력적이었다.

후방에서 곧장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이강인의 능력은 선제골로 이어졌다. 전반 10분 이강인의 스루 패스를 받은 홍철이 공을 내줬고, 손흥민이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10분 내내 한국이 시도한 공격 패턴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이 선제골로 한국의 경기는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전반 20분에는 한국의 세 번째 골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A매치 첫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좌우 가리지 않고 코너킥 전담 키커로 나선 이강인은 주로 니어포스트를 향해 침투하는 동료에게 정확한 킥을 여러 번 배달했다. 그중 황희찬에게 내준 코너킥이 헤딩골로 이어졌다.

이강인은 경기 내내 정확한 킥으로 슈팅의 기점 역할을 했고, 공을 거의 빼앗기지 않을 수 있는 키핑 능력으로 스리랑카 선수 두세 명을 농락하다시피 했다. 마르세유 룰렛, 양발 드리블 등 볼 키핑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18세 이강인이 한국 공격진 중 공을 가장 오래 다루는 선수였다. 손흥민, 황희찬, 김신욱 등을 앞에 두고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잘 소화했다. 특히 전반전은 이강인이 지배했다.

이강인은 당초 예상보다 일찍 어엿한 벤투 팀 멤버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2차 예선은 그저 통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질 3차 예선과 본선을 대비하는 발전의 장으로 쓰여야 한다. 이강인이 2차 예선을 거치며 어엿한 A대표 멤버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대표팀에는 또 하나의 소득이 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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