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모멘트] 결정력 없는 일본, 점유율만 들고 '집으로'

2017-05-30     류청

[풋볼리스트=대전] 류청 기자= 경기는 일본이 잘하고 결과는 베네수엘라가 가져갔다.

 

일본은 2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16강 베네수엘라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0-1로 졌다. 일본은 짧은 패스로 베네수엘라를 괴롭히고도 골을 넣지 못했다. 베네수엘라는 일본에 고전했지만 연장 후반 2분 주장 양헬 에레라가 넣은 골로 8강으로 향했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엄청난 기량을 보인 베네수엘라를 맞아 자신들이 준비한 경기를 하고도 패했다. 점유율에서 53%로 앞섰지만 골대 앞에서 무뎠다. 일본 슈팅 12개 중에 1개만 유효슈팅이었다. 일본은 도안 리츠가 날린 프리킥이 크로스바에 맞은 게 뼈아팠다.

 

경기 흐름을 먼저 잡은 쪽은 베네수엘라였다. 공격을 이끄는 로날도 페냐, 예페르손 소텔도, 아달베르트 페탸란다, 세르히오 코르도바가 우월한 개인기로 공격을 풀었다. 전반 5분 만에 페냐란다가 왼쪽 측면을 드리블로 헤집은 뒤 슈팅을 날렸다. 전반 15분에는 소텔도가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 3명을 잡아 두고 내준 공을 로날드 에르난데스가 강한 크로스로 이어갔다. 전반 18분, 베네수엘라는 가장 좋은 기회를 잡았다. 소텔도가 침투하며 골키퍼와 맞섰다.

 

베네수엘라가 골을 터뜨리지 못하자 일본이 흐름을 넘겨 받았다. 전반 20분 이후에는 일본이 볼점유율을 높이며 베네수엘라를 압박했다. 그 중심에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골을 넣었던 도안 리츠가 있었다. 도안은 전반 21분 수비지역에서 직접 공을 끌고 나오다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먼 거리에서 슈팅을 날렸다. 도안은 전반 28분 프리킥을 직접 차 크로스바를 때리기도 했다. 일본이 잡은 가장 좋은 기회였다.

 

일본은 짧은 패스를 이어가며 흐름을 이어갔다. 문제는 결정력이었다. 일본은 후반 20분까지 계속해서 우위를 이어갔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도안과 다카기 아키토, 이와사키 유토는 결정적인 장면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마지막 패스 전까지는 좋았던 흐름이 슈팅에서 어긋나는 일이 계속됐다. 일본은 후반 중반이 넘은 이후에는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며 베네수엘라에 다시 주도권을 내줬다. 구보 다케후사가 넣어준 멋진 패스를 해결할 이도 없었다. 

 

베네수엘라도 뾰족한 수는 없었다. 공격 선수들 개개인은 좋았지만 연계까 원활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는 묵직하게 일본 중앙을 노리며 몇 차례 기회를 만들어냈다. 코르도바가 중거리슛을 몇 차례 날리며 기세를 올렸다. 베네수엘라는 일본 수비 블록을 벗겨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일본 선수들은 베네수엘라 선수들이 공 처리가 늦는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공을 많이 잡는 소텔도와 페냐란다는 모두 드리블을 즐겼다.

 

결과는 베네수엘라가 가져갔다. 연장 후반 2분에 왼쪽에서 얻은 코너킥에서 골이 나왔다. 주장인 양헬 에레라가 헤딩으로 일본 골문을 갈랐다. 베네수엘라는 일본보다 조직적인 부분에서는 약간 부족했지만 결정력은 더 좋았다. 후반 좋은 헤딩 기회를 놓쳤던 에레라는 2번 실수하지 않았다. 수많은 골 기회를 놓친 일본은 에레라 헤딩에 무너졌다. 경기를 아무리 잘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는 걸 보여준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