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모멘트] 뉴질랜드 비애, '상대보다 커도 헤딩 못 해'
[풋볼리스트=천안] 류청 기자= 뉴질랜드는 프리킥과 코너킥 모두 높이 차올렸다. 바랐던 첫 승도 멀리 날아가버렸다.
뉴질랜드와 베트남은 22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코리아 2017’ E조 1차전 경기를 했다. 결과는 0-0이었다. 경기 내용은 백중세지만, 오세아니아 챔피언 뉴질랜드는 베트남에 고전했다.
두 팀이 남긴 기록은 베트남이 선전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베트남은 슈팅 17개 중에 7개를 골대 안으로 넣었고, 뉴질랜드는 슈팅 15개 중 3개만 유효 슈팅이었다. 점유율도 베트남이 54%로 더 높았다.
전술적인 준비가 내용을 갈랐다. 베트남은 덩치가 큰 뉴질랜드를 상대하기 위해 많이 뛰었다. 베트남 선수들은 최장신 선수 신장이 182cm일 정도로 작았지만 빠르고 기술이 좋았다. 반면 신장이 185cm가 넘는 선수를 5명이나 보유한 뉴질랜드는 힘과 높이만 내세우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은 베트남이 주도했다. 10번 빈 딘과 12번 남 루옹이 몇 차례 기회를 잡았다. 뉴질랜드 오른쪽 측면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후방에서는 하이 응우옌이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베트남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많이 뛰면서 발이 무딘 뉴질랜드를 괴롭혔다. 중원에서 싸울 때도 협력해서 뉴질랜드에 대항했다.
뉴질랜드는 체격적인 장점에만 몰두했다. 뉴질랜드는 프리킥과 코너킥을 얻어낼 때마다 공을 높이 띄웠다. 평균 신장에서 크게 앞서기 때문이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속도가 없는 높은 공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공이 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베트남 수비수는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뉴질랜드 선수들을 막을 수 있었다.
후반에는 양상이 조금 바뀌었다. 막판으로 갈수록 많이 뛴 베트남이 밀리기 시작했다. 뉴질랜드는 이 부분을 공략하고도 골을 넣지 못했다. 세밀한 부분전술과 정교함이 떨어졌기 때문에 수비간격을 유지한 베트남을 넘지 못했다. 코너킥을 12개나 차올리고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한 게 뼈아팠다.
두 팀 평균신장 차이는 눈에도 보일 정도였다. 코너킥과 프리킥 때, 카메라가 양 팀 선수를 잡으면 신장 차이가 그대로 보였다. 뉴질랜드 선수가 베트남 선수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큰 어쩔 수 없는 '미스매치'도 많았다. 뉴질랜드는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려고 했으나 특별한 효과는 보지 못했다.
모두 첫 승을 놓쳐서 아쉽지만, 분위기는 다르다. 베트남은 처음으로 출전한 U-20 월드컵에서 첫 승점을 땄고, 뉴질랜드는 이길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았던 팀과 비겼다. 아무리 체격이 좋아도 정교한 킥과 세밀한 전술이 없으면 승리할 수 없다. 베트남과 뉴질랜드 경기는 축구가 지닌 묘미를 일정부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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