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약체 평가, "아르헨티나는 지난 10년간 부진했다"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솔직히 이번 대회에 대한 아르헨티나 현지의 관심이 크지는 않다.” (고도이 디렉TV 기자)
지난 19일과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미디어데이와 개막전 일정에 참여한 아르헨티나 언론은 방송사 ‘디렉TV’와 일간지 ‘라 나시온’ 등 두 개사 뿐이었다.
아르헨티나는 FIFA U-20 월드컵 최다우승국이다. 1979년 일본 대회에 디에고 마라도나가 참가해 첫 우승을 이끈 이후 1995년, 1997년, 2001년, 2005년, 2007년 대회에서 우승했다. 우승 과정에서 파블로 아이마르, 하비에르 사비올라,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구에로, 앙헬 디마리아 등 최고의 스타 선수들을 배출했다.
아르헨티나가 U-20 월드컵을 평정한 시대는 벌써 10년 전의 일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4번의 대회에서 4강에 오르지 못했다. 파비안 고도이 디렉TV 기자는 “지난 10년 동안 우승하지 못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좋은 어린 선수를 키워내는 과정이 부실했고, 국가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고 했다.
고되 기자는 “지난 뉴질랜드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역대 최저 성적을 냈다”며 “이번 대회의 목표는 지난 대회보다 높이 가는 것이다. 쉽게 돌파할 수 없는 조에 속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1차 목표는 16강 진출”이라고 했다. “남미에서 가장 강한 팀은 우루과이다. 지금 아르헨티나는 남미 최고의 팀이 아니다.” 냉정하게 평가했다.
아르헨티나는 남미 예선을 간신히 돌파했다. 파이널 스테이지 최종전에서 4위로 턱걸이했다. 이 대회에선 브라질이 탈락하는 등 강호들이 고전했다. 우루과이가 우승을 차지했는데, 대회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수비적이었다. 경기 수준이 떨어졌던 것은 아니다. 베네수엘라는 본선 첫 경기에서 독일에 2-0 완승을 거둬 기량을 입증했다.
고도이 기자는 “세계 축구계는 지금 정보가 넘친다. 많은 감독들이 신중한 경기를 하고 이는데, 전술 전파도 빠르고, 모방도 활발하다. 베네수엘라 등 다른 팀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브라질이 탈락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지만, 남미 대회가 월드컵만큼이나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다른 팀의 전술이 발전해 아주 경쟁적인 대회였다”며 수비 전술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아르헨티나 U-20 대표팀에 ‘메시의 후계자’는 누구냐는 질문에 고도이 기자는 “이 팀에는 메시나 아구에로급의 선수가 없다”고 했다. 알베르토 칸토레 라나시온 기자는 “마무리 능력이 좋은 선수가 이 팀에 없다. 매년 스타를 배출할 수는 없다. 지난 몇 년 간 상황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렇지만 주목할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상으로 잉글랜드전에 선발 출전하지 못했고, 이 경기 후반전에 퇴장 당해 한국전 출전이 무산된 공격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는 이 와중에 문전 해결 능력이 가장 좋은 스트라이커다. 센터백 포이트는 어린 나이에 에스투디안테라플라타의 주전 선수로 도약했다. 빠르고 기술적인 수비수로 아르헨티나가 국가적으로 기대하는 수비수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축구는 그 밖의 더 큰 문제들로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금은 국가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 문제가 이슈다. 최근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이 성인 대표팀 새 감독으로 부임한 일에 집중되고 있다. 지금 우베다 감독도 이 대회를 끝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 대회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 경기 중계 시간도 아르헨티나에선 새벽 시간이라 보기가 어렵다.” (고도이 디렉TV 기자)
역대 어느 때보다 아르헨티나 팬들의 관심이 저조하지만, 잉글랜드와 첫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 내용은 희망을 줬다. 0-3으로 졌지만, 유럽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던 잉글랜드를 상대로 볼 지배력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하자 아르헨티나 언론 역시 기대를 보이고 있다. 남미 예선 당시보다 좋은 경기를 보여준 점에 고무됐다.
고도이 기자는 “지금은 관심이 적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시작하면 팬들도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한국전 결과를 통해 반등을 이룬다면, 아르헨티나 내에서도 이번 대회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의 ‘역대 최약체’로 불리는 아르헨티나를 잡고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할 수 있을지, 아르헨티나가 개최국을 상대로 반등에 성공할지, 23일 저녁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A조 2차전에서 판가름난다.
사진=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