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최다골 타이’ 경기기록, 패스까지 준수했다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설’ 차범근 전 수원삼성 감독의 한국인 최다골(19골) 기록을 손흥민이 따라잡았다. 손흥민은 동시에 자신이 보유한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아시아 선수 최다골 기록을 12골로 늘렸다. 골을 제외한 기록이 말해주는 경기력도 준수해 더 빛나는 경기였다.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2016/2017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토트넘홋스퍼와 본머스의 경기가 열렸다.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전반 19분 팀의 두 번째 골을 득점하는 등 준수한 활약으로 4-0 대승에 일조했다.
손흥민의 몸놀림은 경쾌했고, 토트넘 팀플레이 안에서 동료들과 훌륭한 호흡을 보였다. 축구 통계를 제공하는 후스코어드(whoscored.com)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날 키 패스 4회, 드리블 돌파 2회를 기록했다. 모두 팀내 최고 수치다.
‘패스의 달인’과 거리가 먼 이미지의 손흥민이 팀내에서 가장 많은 키 패스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성실한 공간 침투와 적절한 타이밍에 공을 돌리는 연계 플레이에서 비롯됐다. 손흥민은 전반 39분 크로스를 받은 뒤 다시 내주며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줬고, 후반 추가시간 짧은 코너킥을 받아 문전으로 다시 내주며 빈센트 얀센에게 슈팅할 타이밍을 제공했다. 얀센의 슛은 수비에 맞은 뒤 다시 얀센에게 돌아갔고, 재차 날린 슛이 쐐기골이 됐다. 손흥민의 어시스트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특기인 슛도 언제나처럼 강력했다. 선제골 상황에서 손흥민은 케인의 패스를 받아 문전으로 밀고 들어가며 수비수 스티브 쿡을 어깨로 밀어냈다. 각도가 좁은 상황에서도 아르투르 보루츠 골키퍼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는 절묘한 슛으로 득점했다. 손흥민은 5차례 슛 중 3개를 유효슛으로 연결했다.
손흥민의 패스 볼 터치 횟수는 73회, 패스 성공률은 90%였다. 팀내 상위권은 아니지만 공격자원으로서 패스를 돌리기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기를 완벽히 장악한 토트넘의 일원으로서 부족함 없는 활약이었다.
부정적인 기록은 ‘나쁜 볼 컨트롤’이 두 번째로 높은 3회라는 것뿐이지만 이 기록은 손흥민의 부진이 아니라 그만큼 압박을 많이 받는 포지션으로 자주 들어갔다는 뜻이었다. 손흥민과 원톱 해리 케인(5회)을 제외하면 1회 넘는 선수가 없었을 정도로 토트넘 선수들은 완벽하게 경기를 장악했다.
손흥민은 2012/2013시즌 21세 나이에 분데스리가 12골을 기록한 뒤 이번 시즌 4번째로 열 골을 넘겼다. 리그 12골은 본인의 정규리그 최다골 타이 기록이고, 19골은 전 대회를 통틀어 최다골이다.
토트넘은 시즌 중반 손흥민의 자리가 애매한 3-4-2-1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가 최근 4-2-3-1 포진을 다시 정착시켰다. 손흥민은 경기 막판까지 전속력으로 질주하며 앞으로도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컨디션을 확인시켰다. 여러 환경이 손흥민에게 유리하다. 최다골 기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