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식 호날두 살리기?’ 팔꿈치 휘둘러도 ‘2경기 집행 유예’, 북중미 월드컵 징계 막았다

2025-11-26     김진혁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팔꿈치 퇴장 징계를 경감해 논란이 됐다.

26일(한국시간)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FIFA는 “호날두는 지난 11월 아일랜드와 유럽 예선에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아 3경기 출전 정지를 부과했다. 1경기는 아르메니아와 유럽 예선에서 소화했고 FIFA 징계 규정 27조에 따라 남은 2경기 징계는 1년 보호 관찰 기간 동안 집행이 유예됐다”라고 밝혔다.

호날두는 지난 아일랜드와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9차전에서 후반전 팔꿈치를 휘둘러 퇴장 당했다. 호날두는 후반 16분 박스 안에서 아일랜드 다라 오셰이와 몸싸움을 벌이다 팔꿈치로 상대 등을 가격했다. 자연스러운 동작이 아닌 신경질적으로 반응해 의도적으로 상체를 회전시킨 명백한 폭력 행위였다. 결국 비디오 판독(VAR) 끝에 퇴장이 선언됐다. 퇴장 판정 전후로 호날두는 아일랜드 홈 관중을 도발하는 행동으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FIFA 징계 규정 2장 14조에 따르면 ‘팔꿈치 사용 등의 명백한 폭력 행위에 대해선 최소 3경기 또는 적절한 기간의 출장 정지’가 부과된다. 만일 호날두가 위 규정대로 복수 경기 정지를 당한다면 내년에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까지 징계 효력이 미치게 된다. 이에 포르투갈축구협회(FPF)는 호날두 징계를 최소화하기 위해 FIFA 측에 공식 진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결국 FIFA는 호날두의 손을 들어줬다. FIFA 징계위원회는 규정에 따라 호날두에게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지만, 이 중 2경기는 ‘1년 보호 관찰’이라는 집행 유예로 처리했다. 즉 호날두가 남은 1년간 ‘유사한 성질’과 ‘중대성’을 가진 추가적인 위반을 범하지 않을 경우 징계는 1경기로 유지된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호날두의 퇴장이 A매치 226경기 만에 첫 발생한 사례라는 점이 징계 수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사실상 FIFA가 호날두의 징계를 경감해 준 셈이다.

트럼프와 호날두

일각에서는 FIFA가 월드컵 흥행을 고려해 정치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북중미 월드컵이 다가올수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과도하게 환대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번 호날두 징계 경감도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 사이의 이해관계가 영향을 줬을 거란 의심 섞인 시선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호날두 역시 최근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외교 협력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했다. 지난 19일 백악관에 초청된 호날두가 트럼프 대통령과 관사를 나란히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공개됐다. 같은 날 사우디 대표단을 위한 만찬 연설 때 트럼프 대통령은 '호날두와 만남'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특별한 애정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호날두 징계와 관련해 ‘디애슬레틱’은 “전례도, 논리도, 일관성도 없는 결정”이라며 “명백한 폭력행위에 대한 징계를 오로지 스타 선수를 위해 예외로 만든 사례”, “호날두 없는 월드컵 흥행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메시지나 다름없다”라는 등 맹비난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백악관 소셜 미디어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