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대체자 아닌 Mr. 아스널’ 선택한 에제! 북런던 더비 역사상 4번째 해트트릭 주인공으로

2025-11-24     김진혁 기자
에베레치 에제(아스널).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에베레치 에제가 북런던 더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올여름 토트넘홋스퍼 이적설에도 아스널을 택했고 첫 맞대결에서 올린 성과였기에 더 큰 주목을 받았다.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를 치른 토트넘이 아스널에 1-4로 패배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18점에 머물며 9위, 아스널은 승점 29점으로 선두에 위치했다.

에제가 북런던 더비의 주인공이 됐다.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에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전반 41분 양발 드리블로 박스 안에서 슈팅 공간을 만든 에제는 골문 구석을 노린 기습 오른발 슈팅으로 결정지었다. 후반 1분 위리엔 팀버르가 토트넘 박스 앞쪽에서 순간 자유로워진 에제에게 공을 연결했다. 에제는 공을 받아 지체없이 골문 왼쪽으로 슈팅해 마무리했다.

후반 31분에는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아스널의 4골 대승을 완성했다. 왼쪽 공간을 돌파한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수비수 3명의 시선을 묶었고 이내 반대편에 있던 에제에게 땅볼 패스를 보냈다. 에제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공을 받아 토트넘 수비 태클을 피한 뒤 골문 구석을 노린 정확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에제는 북런던 더비 역사상 4번째 해트트릭 기록자가 됐다. 아스널 소속 선수로는 3번째다. 1934년 10월 테드 드레이크, 1978년 12월 앨런 선덜랜드의 더비 해트트릭 이후 47년 만이다. 에제의 해트트릭은 PL 출범 후 북런던 더비 최초의 해트트릭이기도 하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경기 후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믿을 수 없었다. 기록을 보니 북런던 더비에서 마지막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지 정말 오래전이더라. 이는 더비가 얼마나 어려운지 말해준다. 하지만 우연이 아니다. 에제는 A매치 소집을 마치고 2일 휴가가 있었는데 다음 날 바로 훈련하고 싶다고 했다”라며 “에제는 자신의 포지셔닝, 타이밍 등 여러 부분에 대해 내게 계속 질문했다. 선수가 재능과 두뇌를 갖추고 더 나아가려는 의지와 마음가짐까지 있으면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라며 에제의 노력을 칭찬했다.

에베레치 에제(아스널). 아스널 인스타그램 캡쳐

이날 에제의 해트트릭이 더욱 의미가 깊은 건 그가 올여름 토트넘으로 이적할 뻔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크리스탈팰리스 소속이었던 에제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손흥민 대체제를 물색 중이던 토트넘의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이적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아스널의 기습 참전으로 협상은 급물살을 탔고 에제는 이적료 6,500만 유로(약 1,050억 원)에 아스널로 향했다.

에제의 마음 속에는 오래전부터 아스널이 자리잡고 있었다. 에제는 아스널 유스 출신이다. 2006년 8살 나이로 아스널 아카데미에 입단한 에제는 5시즌 간 아스널 소속으로 유소년 선수 생활을 보냈으나 13살이 되던 2011년 방출됐다. 이후 PL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성장한 에제는 14년 만에 친정 아스널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합류 당시 에제는 “아스널에서 방출되던 날이 기억난다. 어머니는 언젠가 이 상황이 뒤집힐 것이라고 기도하셨다. 이번 일은 우리가 드린 기도의 실현이다. 누구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깊은 의미가 있고, 나는 여기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느낀다. 이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아스널 복귀 소감을 전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스널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