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메시가 전성기 시절 역할을?’ 마이애미식 ‘메시 가짜 9번’ 완벽 성공한 이유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리오넬 메시가 자신의 전성기 시절 맡았던 역할을 38세에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메시의 가짜 9번 전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를 보좌한 ‘마이애미 특공대’에게 있었다.
2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의 TQL 스타디움에서 아우디 2025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컵 동부 컨퍼런스 준결승을 치른 마이애미가 FC신시내티를 4-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마이애미는 동부 결승전에 올랐다.
이날 메시는 중앙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시절 최고 전성기를 달렸을 때 역할인 ‘가짜 공격수’를 맡았다. 가짜 공격수는 상대 압박의 미끼 역할을 하는 동시에 공격의 시발점을 도맡아야 하는 역할이다. 상대적으로 신체 기량이 떨어진 메시가 개인 기량만으로 상대 압박을 모두 타파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메시도 최근 비슷한 역할을 맡을 때 활동량과 피지컬이 좋은 스트라이커와 투톱을 형성하곤 했다. 소속팀 마이애미에서는 주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돼 동료들의 지원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이때도 최전방은 루이스 수아레스라는 전문 공격수가 맡았다.
그러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감독은 과감하게 메시의 펄스 나인 기용을 선택했다. 수아레스가 발길질 징계에서 돌아왔음에도 마스체라노는 수아레스 대신 메시를 최전방에 낙점했다. 경기 전 MLS 공식 인터뷰에서 마스체라노 감독은 “최고의 11명이라고 생각해 결정했다. 이 방식으로 오늘 경기를 준비해 왔다”라며 “가능한 가장 높은 위치에서 압박하고 공을 유지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날 마스체라노 감독의 메시 펄스 나인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1골 3도움을 기록한 메시의 개인 기량도 빛났지만, 무엇보다 메시가 제대로된 활약을 펼칠 수 있게 주위에서 전술적인 움직임을 가져간 ‘마이애미 특공대’가 빛났다. 마스체라노 감독은 세계 최고의 축구 기술은 유지하고 있지만, 활동량은 크게 떨어진 메시 주위로 젊고 팔팔한 자원들을 대거 배치했다.
메시의 공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침투할 마테오 실베티와 타데오 아옌데를 좌우 날개로 둬 공격 속도를 유지했다. 덕분에 메시가 미드필드 깊숙한 지역까지 내려오더라도 신시내티는 좌우 윙어의 침투 때문에 과감하게 메시를 압박하지 못했다. 더불어 중원에는 본래 측면 자원이지만 수비력과 활동량이 좋은 발타사르 로드리게스를 메짤라로 활용했다. 로드리게스는 메시가 비워둔 중앙 공간을 공략했고 또 성실한 수비 가담으로 로드리고 데폴과 함께 중원 에너지 레벨을 유지했다.
경기 후 MLS 분석 프로그램에 출연한 캐나다 여자 축구 선수 출신 케일린 카일은 “메시가 자유로운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마이애미의 수비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라며 “다시 수비로 전환하는 속도가 엄청 빨랐다. 신시내티 공격진을 완전히 잠재웠다. 핵심은 정신 무장이다. 모두가 서로를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었다. 두 줄 수비 너무나 빠르게 갖춰졌다”라고 조명했다.
함께 출연한 댁스 맥카티는 메시 중심 전술이 성공할 수 있는 이유로 마이애미 동료들의 전술적 움직임을 꼽았다. “메시가 미드필드로 내려올 때, 실베티와 아옌데 같은 선수들이 뛰어 들어가는 역할을 했다. 이제는 수아레스가 내려와서 공을 만질 필요가 없다. 두 선수는 공을 발밑에 두지 않아도 효과적인 타입이라 이게 큰 차이다”라며 “로드리게스는 윙어인데 수비 시에는 거의 세르히오 부스케츠, 데폴 옆에서 커버와 밸런스를 제공했다. 마이애미의 ‘백7’이 믿기 힘들 정도로 촘촘하고 무너지기 어려워졌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