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내 탓… 연장 막바지 근육 경련 일어나” 손흥민, 가슴 아픈 승부차기 실축 뒷이야기

2025-11-23     김희준 기자
손흥민(LAFC).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이 승부차기를 실축한 이유를 밝혔다.

23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BC 플레이스에서 2025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컵)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을 치른 로스앤젤레스FC(LAFC)가 밴쿠버화이트캡스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PK4로 패배하며 MLS컵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이날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분전했지만 팀의 탈락을 막지 못했다. LAFC는 전반 39분 엠마누엘 사비에게, 전반 추가시간 1분 마티아스 라보르다에게 실점하며 0-2로 끌려갔다. 손흥민은 혼자 힘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15분 마르코 델가도의 크로스를 앤드류 모런이 머리로 떨구자 집념을 발휘해 세 차례 슈팅 끝에 골문 안으로 공을 밀어넣었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5분에는 왼쪽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왼쪽 상단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는 환상적인 프리킥을 구사해 2-2 동점을 만들었다.

손흥민(가운데, LAFC).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승부차기 실축으로 영웅 서사가 아닌 비극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손흥민은 LAFC 첫 번째 키커로 나섰는데, 타카오카 요헤이 골키퍼를 속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공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오며 고개를 숙였다. LAFC는 세 번째 키커로 나선 델가도까지 실축했고, 위고 요리스가 에디에르 오캄포의 슈팅을 막아냈음에도 3PK4로 MLS컵에서 탈락했다. 경기 내내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손흥민과 델가도가 나란히 실축했다는 점에서 역설적인 경기였다.

손흥민이 자신이 실축한 이유에 대해서 밝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게 축구고, 가끔 정신없을 때가 있고, 그래서 우리가 축구를 사랑하는 것”이라며 “연장 후반 막바지에 근육 경련이 일어났다. 승부차기에서 슈팅을 할 때 마지막 순간 다시 근육이 아팠고 실축했다. 모두 내 탓”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과 같이 슈팅 감각이 뛰어난 선수들에게 근육 부상은 결정적인 차이가 되곤 한다. 2020-2021시즌 뉴캐슬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전반에만 두 차례 골대를 강타한 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는데, 햄스트링 부상 때문으로 밝혀진 바 있다.

그래도 손흥민은 이번 상처에 굴하지 않고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팀과 함께 우승컵을 따내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오늘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꼭 성공하겠다. 매우 실망스러운 날을 맞았지만, 내년에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져서 돌아오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LAFC는 올해를 끝으로 스티븐 체룬돌로 감독이 떠나고 다음 시즌 새 감독과 함께 출발한다. 손흥민도 신임 감독과 함께 우승을 향해 다시 한번 날갯짓을 펼칠 전망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