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81억 쓰고 퇴보” 가열찬 비판! 리버풀 ‘7경기 6패’ 끝모를 추락, 60년 만 최악의 결과 직면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리버풀이 최악의 행보를 걷고 있다.
23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를 치른 리버풀이 노팅엄포레스트에 0-3으로 대패했다. 리버풀은 승점 18로 리그 11위까지 내려앉았다.
리버풀이 졸전을 펼쳤다. 애스턴빌라전 효과를 봤던 4-3-3 전형을 들고 나왔지만 노팅엄의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전반 중반까지 나쁘지 않은 경기를 펼쳤던 리버풀은 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무릴루에게 세컨볼은 물론 선제골까지 헌납했다. 후반에는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니콜로 사보나에게 추가골을 내줬고, 후반 33분에는 모건 깁스화이트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여전히 제 몫을 해주는 선수가 드물었다. 3실점을 했음에도 센터백 버질 판다이크가 각종 통계 업체에서 팀 내 평점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 리버풀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준다. 공격진은 전반 중반까지 주도하는 흐름에서 자신들에게 찾아온 기회를 전혀 살리지 못했고, 수비진은 노팅엄 공격에 크게 흔들렸다. 모하메드 살라, 알렉시스 맥알리스터, 이브라히마 코나테 등 지난 시즌 핵심이었던 선수들은 아직도 그때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리버풀은 시즌 초반 리그 5연승을 내달리며 정상에 오른 적도 있지만, 그때도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나왔다. 그 불안감은 9월말 크리스털팰리스와 경기에서 1-2로 패배하며 터졌다. 이 경기를 포함해 리버풀은 리그 7경기 중 6경기에서 패하며 리그 11위까지 떨어졌다. 모든 대회로 외연을 넓혀도 10경기 7패로 심각한 수준이며,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도 팰리스에 0-3으로 패해 탈락했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에서 3승 1패로 순항한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아르네 슬롯 감독도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음을 인정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얼마나 나빴는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정말 최악이었다. 어떤 팀을 상대하든 홈에서 0-3으로 지는 건 정말 최악의 결과”라며 “전반 30분 동안 꽤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실점을 했고, 이후에는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했다”라며 이번 패배에 자신의 책임도 있음을 인정했다.
리버풀은 이번 패배로 각종 나쁜 기록도 쌓아올렸다. 영국 ‘BBC’에 따르면 리버풀이 PL 첫 12경기에서 6패를 당한 건 2014-2015시즌 6패를 당한 뒤 두 번째다. ‘디펜딩 챔피언’이 PL 첫 12경기에서 6패를 당한 건 블랙번로버스(1995-1996), 첼시(2015-2016), 레스터시티(2016-2017)에 이어 네 번째다. 이 중 리버풀보다 많은 패배를 당한 팀은 7패를 거둔 첼시뿐이다. 아울러 리그에서 2경기 연속 3실점 이상 패배를 당한 건 1965년 4월 빌 샹클리 감독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현지에서도 가열찬 비판이 이어졌다. 전 아스널 선수이자 현재 ‘BBC’에서 축구 평론가로 활동 중인 마틴 키언은 “리그 7경기 6패는 분명 큰 문제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슬롯 감독에게 문제가 발생했다”라며 “리버풀은 위르겐 클롭의 팀이었고, 슬롯 감독은 부임 후 변화를 추구했다. 그러나 리버풀은 올여름 4억 5,000만 파운드(약 8,681억 원)를 쓰고도 퇴보했다”라며 리버풀의 이상 상태를 꼬집었다.
그 말대로 리버풀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알렉산데르 이사크를 1억 2,500만 파운드(약 2,411억 원)에, 플로리안 비르츠를 1억 1,600만 파운드(약 2,238억 원)에 영입하는 등 기록적인 이적료 지출을 연달아 감행했다. 그 외에도 위고 에키티케, 제레미 프림퐁, 케르케즈 밀로시 등을 불러들이며 공격적인 영입을 진행했으나 정작 중요한 포지션에 보강이 이뤄지지 않으며 현재 지출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