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vs뮐러’ 성사! “한 명의 MLS 데뷔 동화는 끝난다” 메시 만날 선수는? LAFCvs밴쿠버 선발 명단 공개 [라인업]

2025-11-23     김희준 기자
손흥민(LAFC). 게티이미지코리아
토마스 뮐러(벤쿠버화이트캡스).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과 토마스 뮐러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두 선수 모두 선발로 나서 팀의 결승행을 돕고자 한다.

23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BC플레이스에서 로스앤젤레스FC(LAFC)와 밴쿠버화이트캡스가 2025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컵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을 치른다. MLS컵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LAFC는 오스틴FC를, 밴쿠버는 FC댈러스를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경기 시작을 약 1시간 앞두고 양 팀 선발 명단이 공개됐다. LAFC는 3-4-3 전형이 유력하다. 드니 부앙가, 손흥민, 나탄 오르다스, 라이언 홀링스헤드, 마르코 델가도, 티모시 틸만, 세르지 팔렌시아, 에디 세구라, 은코시 타파리, 라이언 포티어스, 위고 요리스가 선발로 나선다.

밴쿠버에서 토마스 뮐러가 선발 출장함에 따라 지난여름 MLS로 건너온 두 슈퍼스타가 맞붙는다. 손흥민은 8월 7일 LAFC에 합류해 3일 뒤인 시카고파이어 원정에서 후반 교체로 출격하며 곧바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진 뉴잉글랜드레볼루션전에 첫 도움을, 댈러스전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첫 득점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날갯짓을 시작한 손흥민은 정규 시즌 내내 10경기 9골 3도움으로 걸출한 활약을 선보였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라운드 1차전에서는 무수한 기회를 창출하며 공격 포인트 없이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고, 2차전에서는 1골 1도움으로 LAFC가 여유롭게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뮐러도 MLS에서 적응기 없이 녹아들었다. 손흥민과 같은 날 밴쿠버 입단을 발표한 뮐러는 정규시즌 리그 8경기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했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에서도 페널티킥 득점을 성공시켰다. 9월 필라델피아유니온과 경기에서는 해트트릭도 기록했다. 득점 자체는 페널티킥 득점이 5골로 많은 편인데, 실제 경기를 보면 손흥민만큼 밴쿠버 공격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경기는 손흥민과 뮐러 중 어떤 선수가 MLS 데뷔 신화를 이어갈지 여부로 주목받는다. 21일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손흥민과 뮐러 중 한 명의 MLS 데뷔 동화는 끝날 예정”이라며 두 선수의 맞대결을 주목했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뮐러와 맞붙은 경기에서 1승 2무 6패로 열세다. 그러나 뮐러가 바이에른뮌헨이라는 위대한 팀에 있었다는 점, 손흥민의 유일한 승리가 2018 러시아 월드컵 ‘카잔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기여서 큰 경기 변수가 있다는 점 등은 손흥민의 승리를 기대할 수 있도록 만드는 요소다.

토마스 뮐러(벤쿠버화이트캡스). 벤쿠버 인스타그램 캡쳐

뮐러도 이 경기가 자신과 손흥민의 싸움임을 인정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여기 있는 사람들과 카메라들 앞에서 이런 경기를 치를 때는 경기가 우상들에 대한, 스타 선수들에 대한, 이름값 높은 이들에 대한 경기가 된다는 걸 안다”라며 “스포츠맨으로서는 우리 팀과 상대팀의 경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번 경기가 나와 손흥민 사이의 경기라는 것도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런 종류의 경기를 알고 좋아한다. 하지만 나와 손흥민 모두 경기장 안에서 경기력에 매우 집중할 거다. 선수 생활 내내 경기를 즐겼고, 언론과 팬들이 함께하는 경기도 즐겼다”라며 “나는 내 자리를 잘 잡으려 노력하고, 손흥민이 슛을 날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스스로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과 더불어 손흥민이 잘하는 걸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게 중요함을 언급했다.

아울러 다른 매체와 인터뷰에서는 도발성 발언도 했다. 뮐러는 20일 영국 ‘토크스포츠’를 통해 “LAFC는 좋은 팀이지만 부앙가와 손흥민에게 크게 의존한다. 둘은 막기는 어렵지만, 막는다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며 “손흥민이 함부르크에서 뛸 당시 우리 팀이 그들을 8-2인가 9-1로 이겼다”라며 손흥민에게 아픈 과거까지 들췄다. 실제로 손흥민이 함부르크에서 뛰던 2012-2013시즌 바이에른은 함부르크를 9-2로 대파한 바 있다.

손흥민(LAFC). 게티이미지코리아

LAFC도 같은 날 손흥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손흥민은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난 해버린다. 사람들이 날 원하는 곳에 있고 싶다. 그게 LAFC였다. 느낌이 왔다”라며 “전에도 말했듯 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최대한 스스로를 밀어붙이려 한다. 선을 넘어야 한다면 팬들과 LAFC를 위해서 선을 넘겠다”라며 어떻게든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을 믿었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뮐러는 경기 자체를 굉장히 잘 이해하는 선수다. 바이에른 2군에서 1군으로 올라온 몇 안되는 선수다. 풍부한 경험과 기술적 능력을 갖고 있다. 움직임이 조금 독특하고, 보기보다 신체적으로 훨씬 강하다. 경기를 빠르게 읽어내고 상대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피지컬도 갖췄다. 여러 먼에서 MLS에서 보기 힘든 현대적인 10번”이라면서도 “뮐러는 확실히 밴쿠버를 더 좋게 만들었지만, 손흥민은 우리 LAFC를 더 좋게 만들었다”라며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손흥민과 뮐러 중 한 선수는 MLS컵을 향한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떤 선수가 MLS 데뷔 시즌 MLS컵 우승 도전을 이어갈 수 있을지, 동부 컨퍼런스 우승 후보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의 인터마이애미와 만날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밴쿠버화이트캡스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