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구단주 보엘리의 발언이 첼시 팬들을 분노하게 만든 이유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토드 보엘리 첼시 공동 구단주의 최근 발언에 첼시 팬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이 20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첼시 구단주 토드 보엘리가 로베르트 산체스를 옹호하며 골키퍼 보강 가능성을 사실상 부정하는 발언을 내놓아 팬들의 분노를 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엘리는 호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산체스는 지금 ‘정말 잘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최근 계속된 외부의 비판과 교체 요구를 일축했다.
산체스는 2023년 브라이턴에서 첼시로 이적했으며, 이후 꾸준한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잦은 실책과 불안한 판단으로 많은 팬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첼시 팬들은 “보다 경험 있고 안정적인 골키퍼가 필요하다”며 꾸준히 영입을 요구해왔지만, 보엘리는 “팀의 핵심 선수인 리스 제임스도 놀라운 리더로 성장했다”며 현재 스쿼드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통계만 보면 산체스의 경기력은 리그 상위권이다. 그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9실점만 허용해 아스널의 다비드 라야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실점을 기록 중이며, 5차례 클린시트 역시 라야에 이어 리그 2위에 해당한다. 지난 시즌에도 72.6%의 선방률로 최소 500분 이상 뛴 골키퍼 중 네 번째로 높은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첼시 팬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기록이 아니라 ‘결정적 순간의 실수’다. 지난해 울버햄턴전에서는 펀칭 대신 공을 떨어뜨려 실점을 유도했고, 며칠 뒤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는 위치 선정 실수로 엘링 홀란이 그의 머리 위로 공을 넘겨 쉽게 골을 허용했다. 특히 지난 시즌 그의 실수로 이어진 실점 횟수는 무려 5차례로 리그 최다 공동 기록이었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다. 브라이언 음뵈모를 향해 무리하게 돌진하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퇴장을 당한 사건은 그 경기 전체의 흐름을 바꿔놓았고, 팀은 전반에만 두 골을 내준 뒤 결국 1-2로 패했다.
보엘리는 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산체스 교체 가능성을 배제했으며, 이는 팬들의 반발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데일리 메일은 분석했다.
실제로 보엘리는 2022년 구단 인수 후 약 15억 파운드의 이적료를 지출하며 모이세스 케이세도, 엔소 페르난데스 등 1억 파운드 넘는 영입을 두 차례 단행해 ‘과도한 투자’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이제는 장기적으로 함께할 스쿼드를 구축했다”며 대규모 지출이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첼시는 이번 여름에도 약 3억1,500만 파운드를 쓰며 리버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출을 기록했지만, 보엘리는 “팀은 계속 발전할 것이고 미래가 기대된다”고 밝히며 대형 영입 기조의 마무리를 암시했다.
보엘리는 강도 높은 비판 여론에 대해서도 “나는 괜찮지만 가족들은 다르게 받아들일 때가 있다. 결국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 하나 늘어난 것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데일리 메일은 보엘리의 이 같은 발언이 최근 성적 부진과 불안한 경기력에 불만을 품은 첼시 팬들 사이에서 추가 반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며, 구단주가 또 한 번 논쟁의 중심에 섰다고 평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