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시 갈락티코' 맥토미니는 어떻게 나폴리와 스코틀랜의 역대급 영웅이 되었나

2025-11-20     한준 기자
스콧 맥토미니, FIFA 월드컵 공식 엑스 캡쳐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난 이후, 스콧 맥토미니는 지난 12개월 동안 거의 믿기 어려운 여정을 걸어왔다.

나폴리에서 세리에A 우승을 들어 올렸고, 발롱도르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제는 26년 만의 월드컵 본선행을 스코틀랜드에 안겨준 절대적 에이스가 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덴마크전 4-2 승리를 이끈 그의 ‘환상적인 바이시클킥’과 함께 맥토미니의 경력 변신을 집중 분석했다.

■ “레알 마드리드 에이스들이 넣던 그 골”… 스코틀랜드를 구한 바이시클킥

해당 득점은 경기 막판의 혼돈 속에 묻힐 뻔했지만, 스카이스포츠는 “가레스 베일의 2018 챔피언스리그 결승 골, 혹은 주드 벨링엄이 유로 2024에서 넣은 바이시클킥과 비교해도 손색없다”고 평가했다.

맥토미니가 넣은 골은 단지 ‘예쁜 골’이 아니라, 그날의 광란을 이끈 신호탄이었다. 맥토미니는 골을 넣고도 흥분하지 않았다. 동료들에게 손짓하며 “침착하라”고 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스카이스포츠는 이를 “팀을 전진시키는 리더의 아우라”라고 묘사했다.

맥토미니는 영국에서 ‘스코티시 갈락티코(Scottish Galactico)’로 불린다. 앤디 로버트슨, 존 맥긴처럼 이미 영웅적 존재들이 있지만, 지금 스코틀랜드의 얼굴은 단연 맥토미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맥토미니 유로2020 시절 포지션별 출전 시간

 

■ 2020 유로에서의 ‘미스매치’… 4년 만에 완성된 공격형 미드필더 맥토미니

맥토미니의 성장 곡선은 스코틀랜드 대표팀의 성장과 거의 동일하게 움직여왔다.

스카이스포츠는 “2020 유로 대회 당시 맥토미니가 센터백으로 나섰던 것은 지금 보면 상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때의 그는 수비수로도, 공격수로도 완성되지 않은 ‘부적절한 위치’에 있었다는 것이다.

유로 2024 때는 득점 기여가 늘었지만 ‘국제적 에이스’라고 부르기엔 이르다. 그러나 2025년 지금은 다르다. 맥토미니는 스코틀랜드 역사상 가장 위협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완성됐고, 스코틀랜드 역시 월드컵 본선에서 경쟁할 전력을 갖출 정도로 성숙했다.

■ 커리어 최저점을 지나 만든 대반전… 출발점은 스티브 클라크의 단 한마디

스카이스포츠는 맥토미니의 반등을 만든 ‘덜 알려진 전환점’을 소개했다. 그것은 나폴리 이적이 아니라 스티브 클라크 감독과의 개인 면담이었다.

2023년 3월 A매치 기간, 맥토미니는 에릭 텐 하흐 체제 아래 출전 시간을 거의 얻지 못하며 맨유에서 사실상 ‘제일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클라크 감독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축구를 즐기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이 말을 들은 그는 가족과 상의했고, 스스로도 인정했다. “맞는 말이었다. 너무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때서야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변화가 시작됐다. 당장 다음 경기였던 키프로스전에서 멀티골, 3일 뒤 스페인전에서도 멀티골, 유로 예선 5경기에서 무려 6골을 기록했다. 맥토미니의 부활은 단순한 득점 감각의 회복이 아니라, 경기장에서의 역할 자체가 공격적으로 재해석된 순간이었다.

이후 텐 하흐 2년 차 시즌에서 그는 맨유에서도 공격형 역할을 자주 맡으며 출전 시간이 늘었고, 이후 나폴리 이적은 그를 ‘완성형 2선 자원’으로 안착시켰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맥토미니 맨유 시절 출전 포지션

 

■ 나폴리에서 우승 → 스코틀랜드의 월드컵 직행, 12~18개월 만의 극적 성장 곡선

스카이스포츠는 “이 12개월의 변화는 거의 영화 수준”이라며 다음과 같은 사실을 강조한다.

나폴리에서 세리에A 우승, 발롱도르 후보, 스코틀랜드의 월드컵 직행, 덴마크전 바이시클킥으로 결정적 역할.

특히 이번 예선에서 스코틀랜드는 경기 전 워밍업 중 주전 센터백 부상, 초반 에이스 윙어 이탈, 42세 골키퍼 선발, 등 극도로 불안한 상황을 겪었지만, 맥토미니는 압박과 혼란 속에서도 팀을 일으켜 세웠다.

맥토미니는 더 이상 ‘수비하는 미드필더’가 아니다. 더 이상 ‘보조 역할’도 아니다. 스코틀랜드의 결정적 순간마다 팀을 구하는 완성형 공격형 미드필더, 지금은 그 국가대표팀의 얼굴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스코틀랜드/ FIFA 월드컵 공식 엑스 캡쳐

 

■ “맥토미니는 지금 전성기… 월드컵에서 더 큰 활약 기대해도 좋다”

스카이스포츠는 “맥토미니와 스코틀랜드는 동시에 절정에 올랐다. 그는 이제 국가대표팀을 월드컵 무대로 끌어올린 구세주”라며 기대했다.

맥토미니는 12~18개월 전만 해도 맨유에서 벤치와 싸우는 백업 미드필더였지만, 지금은 나폴리를 우승시킨 주전이자, 스코틀랜드를 월드컵으로 보낸 영웅이다. 다음 무대는 월드컵 본선. 스카이스포츠는 “지금의 상승세라면 월드컵에서도 큰 경기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FIFA 월드컵 공식 엑스 캡쳐, 영국 스카이스포츠 그래픽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