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 형은 드리블이나 하세요, 골은 제가 넣겠습니다… 브라질 주포로 떠오른 18세 이스테방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브라질이 11월 A매치 일정을 졸전으로 마쳤다. 소득은 이스테방 윌리앙의 연속골 뿐이었다.
19일(한국시간) 프랑스 빌뇌브다스크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가진 브라질과 튀니지가 1-1로 비겼다.
브라질은 지난 10월 아시아에 이어 11월에는 아프리카 상대로 대륙별 경험을 쌓고 있다. 10월에 한국을 잡고 일본에는 패배했다. 이번 11월에도 두 경기 중 하나만 승리했다. 16일 세네갈에 2-0 승리를 거뒀고, 이번엔 튀니지와 무승부에 그쳤다.
딱히 2진을 내보내 전술 실험을 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이날 라인업은 지난 10월 한국을 대파했던 조합과 비슷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마테우스 쿠냐가 전방에서 프리롤을 맡고, 왼쪽의 호드리구의 자유분방한 위치 변경과 오른쪽의 이스테방이 제공하는 측면 공격 및 팀 플레이가 서로 다른 강점을 공격에 선사하는 구성이었다. 그러나 브라질은 전반 44분 이스테방이 성공시킨 페널티킥 한 골에 그쳤다. 이미 하젬 마스투리에게 선제실점을 내준 뒤였다. 브라질은 후반전에 페널티킥을 또 따내며 역전 기회를 잡았으나 루카스 파케타의 킥이 실패했다.
팀 성적은 아쉽지만, 이스테방은 브라질 대표로서 치른 선발 5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스테방은 지난 9월 칠레 상대로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 10월에는 한국 상대로 멀티골을 터뜨렸다. 이번 11월은 세네갈과 튀니지 상대로 한 골 씩 기록하면서 A매치 5호 골에 도달했다. 교체출장 포함 A매치 11경기 5골이다.
이스테방은 18세에 불과한 유망주다. 브라질 명문 파우메이라스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이번 시즌 잉글랜드 첼시로 이적했다. 첼시에서 컵대회 포함 4골 1도움으로 준수한 유럽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
이스테방은 두 가지 측면에서 브라질에 중요한 전술적 이점을 제공한다. 첫 번째는 오른쪽을 선호하는 왼발잡이라는 것이다. 기존의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를 비롯해 왼쪽 동선을 선호하는 선수들이 더 많기 때문에 이스테방이 균형을 맞춰주는 게 중요하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10월 한국전 승리로 이어진 전술적 요인으로 이스테방의 측면 플레이가 수비를 분산시켰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두 번째는 결정력과 전방 압박의 성공률 등, 전술적으로 해야 하는 역할을 정확히 해 주는 측면이다. 왼쪽의 선배 공격수들이 상대 수비를 교란했다면 오른쪽에 있던 선수가 뛰어들며 마무리해주는 패턴이 필요한데, 이스테방은 이런 상황에서 마무리를 해낸다. 상대 빌드업이 시작될 때 좋은 타이밍에 압박해주는 윙어가 필요하다면, 이스테방은 압박도 해낸다.
현재 브라질의 가장 큰 약점은 득점원의 부재다. 재간을 갖춘 선수는 많지만 확실한 결정력을 갖춘 선수가 적다. 이번 브라질 엔트리 중 A매치 최다득점자는 20골을 넣은 히샤를리송인데, 컨디션 난조를 너무 오래 겪고 있다. 에이스가 되어줘야 하는 비니시우스는 A매치 45경기 8골에 불과하다. 프로 무대에서의 모습을 볼 때 스트라이커 위치의 적임자 같았던 주앙 페드루는 6경기째 A매치 데뷔골에 실패했다.
이스테방의 냉정한 왼발은 브라질의 마지막 퍼즐이 되기 충분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