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45분’ 오늘도 절반만 뛴 카스트로프 “내 경기력에 행복하지 않아” [가나전 현장]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오랜만에 선발로 나섰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된 옌스 카스트로프가 자신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치러 가나에 1-0으로 이겼다.
이날 카스트로프는 권혁규와 중원 조합을 이뤄 선발 출장했다. 한국 팬들을 상대로는 처음 선발로 나서는 것이었다. 권혁규도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것이었기에 두 선수의 호흡이 더욱 기대됐다.
결과적으로는 기대 이하였다. 전술적 움직임이 약속되지 않은 듯 전방압박과 후방 빌드업 작업에서 카스트로프의 역할은 제한됐다. 공수 양면에서 활발한 움직임도 이날은 나타나지 않았다. 실전 감각도 떨어진 듯 종종 카스트로프가 터치한 공이 튀어 상대에게 넘어가곤 했다. 결국 카스트로프는 권혁규와 함께 하프타임에 교체됐으며, 전반보다는 안정감을 찾은 대표팀은 후반 득점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카스트로프도 자신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내 최고의 경기력은 아니었다. 여러 이유가 있을 텐데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다음 번에는 맡은 바를 다 해내겠다”라며 “당연히 내 경기력에 행복하지 않다. 더 잘할 수 있었다. 아마 퇴장 징계로 한 달가량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 리듬이 깨진 것 같다. 소속팀에서와 대표팀에서 뛰는 위치도 약간 다르다. 그래도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야 하는 건 분명하다”라고 성장을 다짐했다.
이날 전반 45분만 소화한 게 경기 계획이었냐는 질문에는 “감독님의 계획은 언제나 최선의 플레이를 구현하길 원하고 승리하기 위해 경기를 지배하길 원하는 걸 거다. 감독님은 하프타임에 미드필더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을 거고, 결과적으로 그 결정이 옳았다”라고 답변했다.
카스트로프는 한국 대표팀으로 데뷔전을 치른 미국전부터 6경기 중 5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출장 시간이 45분을 넘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선발로 나선 멕시코전과 이번 경기는 전반이 끝난 뒤 교체 아웃됐고, 10월 브라질전에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홍 감독 체제에서 예상 외로 고전하면서 높아보였던 월드컵 승선 가능성도 점차 미궁속으로 빠지고 있다. 카스트로프는 월드컵 가능성을 묻자 “감독님께 물어봐야 하지 않나”라고 말한 뒤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올 거다. 모든 건 내 손이 아닌 감독님 손에 달렸다”라며 자신은 정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