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홍명보호 경기력’ 주장 손흥민의 생각은 “심적·외적·환경적으로 개선점 많아” [가나전 현장]

2025-11-18     김진혁 기자
손흥민. 김진혁 기자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손흥민이 홍명보호의 답답한 경기력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치러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홍명보호는 11월 일정을 2연승으로 마무리했다.

11월 홍명보호의 경기력은 2연승에도 비판을 받을만했다. 지난 볼리비아전에 이어 가나전에서도 단조로운 공격 패턴, 불안정한 후방 빌드업 등 공수 양면에서 경기력 문제점이 많았다. 이번 가나전에서 한국은 경기 내내 7개 슈팅을 생산하는 데 그쳤다. 14일 똑같은 가나를 상대한 일본이 슈팅 14회를 때린 것 보다 반토막 수치다. 수치상만이 아닌 내용에서도 아쉬웠다. 전반전 만든 득점 기회는 0에 수렴했고 후반에도 이강인의 크로스로 이태석이 득점을 한 패턴 외에 위협적인 전개 과정은 전무했다. 그나마 후반 27분 황희찬이 직접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그마저도 실축하며 무산됐다.

이날 손흥민도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했다. 3-4-2-1 전형에서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손흥민은 62분 소화하며 슈팅을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가나 선수들의 잦은 견제로 원활한 플레이를 하기 어려웠고 추운 날씨 탓인지 플레이의 날카로움이 다소 떨어졌다.

손흥민(가운데). 서형권 기자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손흥민은 “승리로 올 한 해 마무리 캠프를 2승으로 마무리해 대표팀 팀원으로서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경기 소감을 말하더니 “여러 가지 분명히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심적, 외적, 환경적 부분에서 많이 있다. 제발 좋아지길 바란다”라며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경기력에 대해 아쉬움을 밝혔다.

손흥민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아쉬운 잔디 상태도 경기력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 볼리비아전 이후에도 그라운드 상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공격수들은 항상 움직임을 가져가면 볼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전반전에는 그런 부분들이 조금 부족했다. 이런 얘기를 하기 조금 그렇지만, 환경 이슈도 있어서 더 과감한 플레이를 못한 것 같다. 분명히 개선해야 할 것 같고 후반전에는 그런 부분이 조금 좋아진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누구의 잘잘못보다 팀원으로 분명히 더 좋아져야 되는 부분이다. 그런 와중에도 전반전에 미드필드에서 싸워주는 역할들은 충분히 잘해줬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11월 A매치 일정을 마무리한 손흥민은 이제 소속팀으로 돌아가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컵 우승 경쟁에 나선다. 손흥민의 로스앤젤레스FC(LAFC)는 오는 23일 토마스 뮐러의 밴쿠버화이트캡스와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을 치른다.

“축구를 하면 당연히 우승 욕심은 나는 것 같다. 여기서 우승 욕심이 없다고 하면 분명히 축구를 그만둬야 되는 상황일 거다. 축구를 하는 이유는 분명히 이기기 위해서 하는 거고 또 그래서 위너가 되기 위해서 하는 거기 때문에 우승하고 싶은 마음을 숨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각오했다.

계속해서 “사실 오늘 경기 전 담이 세게 왔다. 경기 중에 또 잘못 넘어져 몸까지 담이 왔다. 빨리 회복해서 주말에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소속팀에서 조금 빨리 와달라고 부탁했는데 대표팀 기회는 항상 소중하고 제게 1순위다. 나라를 대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감사하면서 끝까지 남아 2경기 이겼으니 이제 팀으로 돌아가 멋진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마지막으로 강추위를 뚫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서도 한마디 남겼다. 이날 가나전은 지난 10월부터 이어진 흥행 부진으로 관중 수 33,256명에 그쳤다. 매진율은 50%에 불가했고 실제로 이날 관중석은 구역 중심부를 제외하면 듬성듬성 빈자리가 많았다.

손흥민은 “너무 추운 날씨에 경기장에 와주신 분들께 너무나도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이번 캠프 때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더 특별히 말씀드리고 싶다. 뛰는 선수들도 많이 추웠다. 그런데도 경기장에 와주셔서 좋은 에너지를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올 한 해는 대표팀이 조금씩 성장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을 주셨다. 이렇게 인터뷰할 수 있는 자리가 내년 3월까진 없을 것 같다. 이른 감이 있지만 크리스마스 연휴 잘 보내시길 바란다”라며 연말 인사도 함께 남겼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