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내부에서 오랫동안 발생한 끔찍한 성적 학대 사건이 드러났다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잉글랜드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구단 사무·운영직 출신 인물의 과거 아동 대상 성적·신체적 학대 의혹과 관련해 법적 소송에 직면했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13일(현지시각) “맨유가 1980년대 발생한 학대 사건을 제대로 막지 못한 책임을 지게 됐다”며 강도 높은 표현으로 사건을 보도했다.
소송은 최근 고등법원에 접수됐다. 피소 대상은 전 맨유 키트맨·그라운즈맨·케어테이커였던 빌리 와츠로, 그는 이미 2009년 사망한 인물이다.
고소인은 어린 시절 구단의 관리·감독 아래 있던 기간에 와츠로부터 성적·신체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법률 대리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더선에 따르면 고소인의 법률 대리인인 심프슨 밀라 측은 “구단과의 사전 합의 시도가 협조 없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고소인이 당시 맨유 유소년 선수였는지는 변호인단이 “논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 ‘변태(pervert)’라 불린 직원… 1980년대부터 이어져 온 문제 제기
와츠는 맨유의 전훈지 ‘더 클리프’에서 키트맨·그라운즈맨·케어테이커로 근무했다. 그는 1980년대 구단 내부에서 이미 여러 차례 문제 제기가 있었던 인물로, 더선은 “유스 선수들에게 ‘변태(pervert)’라고 불렸다”고 보도했다.
2016년 공개된 관련 진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피해자를 억지로 사무실로 끌고 간 행위, 누군가를 훈련장 사우나까지 따라간 행위, 샤워실에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시도한 행위, 항의하는 소년에게 “장난이야, 됐어”라고 말했다는 증언 등이다.
2016년 맨유는 이 문제를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 공식 통보했으며, 이후 “1980년대 이미 와츠에 대한 징계성 조사와 재배치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와츠는 1989년 더 클리프에서 올드 트래포드로 재배치되었고, 몇 개월 뒤 구단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클라이브 셸던 QC가 주도한 1970~2005년 영국 축구 내 아동 성학대 독립 조사에서도 와츠는 “이제는 사망한 구단 케어테이커”로 언급됐다.
셸던 리뷰는 “1980년대 와츠가 성적 발언, 강제 신체 접촉, 부적절한 추행 시도 등을 했다는 다수의 진술이 존재한다”고 적시했다.
■ 맨유의 입장 “당시 조사에 완전 협조했다… 사실 규명은 쉽지 않아”
맨유는 2016년 성명을 통해 “셸던 리뷰에 전적으로 협조했으며, 70~80년대 구단 관계자들과의 다수 인터뷰를 포함해 모든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 사건을 조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리뷰팀이 관련성을 판단해 필요한 내용을 보고서에 담을 것”이라고 했다.
고소인을 대리하는 케이트 홀 변호사는 “수십 년이 흐른 뒤에야 극도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다시 꺼내 들고 법적 절차에 나선 것은 엄청난 용기”라며 “구단의 최근 대응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번 소송에 대한 추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사진=맨유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