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헬 머릿속 케인 백업은 ‘가짜 9번’ 포든? “최전방에 둬도 아무런 문제 없어”

2025-11-14     김진혁 기자
필 포든(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토마스 투헬 감독이 필 포든을 해리 케인의 또다른 백업으로 고려 중이다.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K조 9라운드를 치른 잉글랜드가 세르비아에 2-0 승리를 거뒀다. 이미 본선행을 확정한 잉글랜드는 예선 7연승을 달리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경기 전 투헬 감독의 깜짝 발언이 화제가 됐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투헬 감독은 케인, 주드 벨링엄, 포든의 공존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우리가 현재 전술 구조를 유지한다면 그들은 공존할 수 없다. 물론 그들은 함께 뛸 수 있다. 다만 지금의 구조에서는 안 된다. 우리가 발전시킨 선수단 균형을 생각해서도 그렇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세르비아전에서도 투헬 감독의 기조는 명확했다. 최전방에 케인을 내보낸 투헬 감독은 후반 20분 포든을 케인 자리에 투입했다. 가짜 공격수 역할을 맡은 포든은 미드필더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며 잉글랜드의 공격 전개를 이끌었다. 포든의 내려서는 움직임으로 인해 부족해진 최전방 공격 속도는 부카요 사카와 에베레치 에제 등이 대신 책임졌다.

가짜 9번 포든은 후반 45분 공을 잡아 전진한 뒤 왼쪽으로 쇄도한 에제에게 밀어줬고 에제가 다이렉트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포든은 팀의 두 번째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이날 포든은 1도움 포함 경기 중 가장 많은 기회 창출 3회를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데클란 라이스, 필 포든(오른쪽, 이상 잉글랜드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경기 후 투헬 감독 역시 만족감을 표했다. 기자회견에서 투헬 감독은 “포든이 지금의 컨디션과 폼을 유지한다면, 내가 그를 9번으로 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은 다른 옵션들도 몇 가지 있다. 올리 왓킨스와 대니 웰벡도 잊지 말라. 그들은 더 전형적인 9번이고, 케인과는 또 다른 선택지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겐 많은 옵션이 있다. 하지만 누가 폼이 좋은지, 스쿼드에 어떤 자원이 있는지, 출전 시간을 어떻게 나눌지, 누구를 기용하고 경기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포든은 맨체스터시티에서 8번에 가깝게 뛰고 있다. 하지만 난 포든이 상대 박스 근처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나는 그가 트래픽이 많은 중앙에서, 많은 선수들 사이에 둘러싸인 채 뛰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라며 포든의 최전방 기용 이유를 설명했다.

포든은 맨시티 소속으로도 가짜 공격수 역할을 심심찮게 소화한 바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포든은 지난 4년 동안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리그 1,056분을 폴스 나인 역할로 소화했다. 이는 90분 경기 거의 12경기 분량이다. 경기 후 포든은 대표팀에서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만족했다.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몇 차례 기회를 만들었고, 두어 번 마무리를 못 한 건 아쉽다. 전체적으로는 내 영향력에 만족해야 한다. 감독이 나를 어디에 쓰든 나는 뛸 것이다.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고, 오늘 폴스 나인으로 투입돼 기뻤다. 즐거웠다. 아마 그 역할이 내 잠재력을 끌어낼지도 모른다.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