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영광보다 팀의 영광" 이재성, '센추리 클럽' 기념 행사에도 덤덤 [볼리비아전 기자회견]

2025-11-13     김희준 기자
이재성(남자 축구대표팀).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대전] 김희준 기자=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이재성이 개인의 영광보다 팀의 영광을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4시 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홍명보 감독과 이재성이 경기 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14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치른다.

한국이 10월 A매치 2연전에 이어 11월에도 남미를 상대로 평가전을 갖는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월드컵에서 남미에 약세였다. 통산 전적은 2무 5패이며,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를 기준으로 해도 4경기 1무 3패로 열세에 머물러있다. 볼리비아가 이번 월드컵 남미 예선 7위로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오른 만큼 강팀이라 보기는 힘들지만, 오스카르 비예가스 감독 부임 후 단단한 팀이 됐다는 점에서는 전력을 점검하기 좋은 상대다.

이재성은 이번 경기 전 자신의 A매치 100경기 출전 기념식을 갖는다. 이재성은 2015년 3월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한 뒤 11년 동안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였고, 두 차례 월드컵에 나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주축으로 활약하는 등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0월 브라질전에 선발로 나서며 A매치 100경기를 채웠고, 언제나 ‘언성 히어로’로 활약한 이재성이 이번 경기만큼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예정이다.

이재성(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이재성은 경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마지막 A매치에 소집될 수 있어 영광이다. 대표팀 소집 때마다 올 수 있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님을 안다. 건강한 모습으로 나라의 부름에 헌신할 수 있어 감사하다. 매번 만나는 선수도 있고 처음 만나는 선수도 있는데, 만날 때마다 반갑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월드컵 최종 예선 끝나고 계속 평가전을 하고 있는데, 이 평가전이 소중한 경기들이고, 내년 6월에 있을 월드컵에 큰 도움이 될 거다. 이번 2연전도 승리로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싶다. 항상 응원과 사랑을 주시는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즐거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며 "또한 수험생 여러분께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고, 결과를 떠나 행복한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특별한 경기를 앞뒀음에도 이재성은 대표팀의 승리만 생각 중이다. "내게는 국가대표 모든 경기가 특별하다"라고 운을 뗀 뒤 "센추리 클럽 경기고, 많은 행사가 나를 위해 준비돼 감사하고 영광이다. 우리 팀의 경기 준비에 있어서는 개인의 영광이 나타나면 안 된다. 팀의 영광을 더 생각 중이다. 대전은 내게 특별한 곳이다. 많은 팬들이 응원하고 사랑해주셔서 여기까지 왔다. 늘 그랬듯 팀에 헌신하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대표팀은 최근 흥행 참패에 직면했다. 지난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두 차례 A매치에서 브라질전은 매진에 가까운 성적을 거뒀지만, 파라과이전에는 22,206명만 찾아 근 10년간 가장 낮은 관중 동원을 했다. 게다가 이 경기는 손흥민이 A대표팀 최다 출장 기념식을 가진 의미 있는 경기였다.

이재성은 "오늘이 어제의 결과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의 모습들이 우리 대표팀이 그동안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경기력과 결과, 모든 면에서 대표팀이 어떻게 해왔는지 되돌아볼 귀한 시간"이라며 "브라질전이 참고가 될 거다. 브라질과 경기 때는 많은 관중이 왔다. 축구를 잘하고 좋은 경기를 보인다면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이유가 된다.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팬들이 찾아올 수 있게끔 좋은 축구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반성했다.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NFC) 훈련장. 서형권 기자

이번에 대표팀은 처음으로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담금질을 했다. 선수들 대부분이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이재성도 "하루 있었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을 위한 공간이 생겼다는 것에 선수들 모두가 만족했다. 많은 시간을 호텔에서 떠돌았는데 새로운 보금자리가 생겨서 경기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 그곳에서 선수들이 대표팀 경기를 준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두 차례 월드컵을 소화한 선수로서 월드컵을 앞두고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첫 미팅 때 감독님이 한 말씀이 떠오른다. 국가대표에서의 성공은 헌신적 태도와 선수들 간의 유대감이다. 7개월이 남았는데 선수들끼리 대화하고 힘든 고통을 함께 감수하면서 선수들의 신뢰가 쌓인다면 월드컵에서 힘든 순간이 찾아와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이재성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나를 잘 아신다면 득점에 욕심을 내지는 않을 걸 알 거다. 팀을 위해서 골을 넣을 수 있다면 골을 넣고, 더 좋은 기회가 있다면 동료를 돕겠다"라며 "볼리비아는 지역 예선에서 브라질을 잡은 적 있고, 남미 복병이라 생각한다. 원정까지 와서 경기를 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 볼리비아 선수들에게는 어려운 경기가 될 거다. 우리도 존중하면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경기 각오를 밝혔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