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경기 4퇴장’ 수원, 4경기 무승으로 멀어지는 우승의 꿈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수원삼성이 최근 주춤하는 데에는 잦은 퇴장이 큰 영향을 끼쳤다. 이는 수비불안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과도 연결된다.
수원이 또다시 승리하지 못했다. 지난 6일 부산아이파크 원정을 떠나 0-1로 패했다. 전반 17분 나온 한호강의 퇴장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호강은 5개월 만에 출장한 경기에서 레오와 센터백 조합을 이뤘으나 상대 공격수 윤민호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그를 강하게 잡아끌었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과 함께 명백한 득점 기회 저지로 한호감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해당 페널티킥은 페신이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수원은 수적 열세 속에서 승부를 뒤집기 위해 분전했지만 승점을 잃어버렸다.
수원이 지난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센터백 퇴장에 울었다. 조윤성은 후반 4분 중원에서 상대 공격을 태클로 저지하려다가 김정환의 발목을 가격했고, 주심은 비디오 판독 끝에 조윤성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만약 후반 41분 성남 박상혁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수적 균형이 맞춰지지 않았다면 후반 막바지 극적인 2-2 동점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수원은 해당 2경기를 포함해 최근 4경기에서 2무 2패로 승리가 없다. 해당 기간 1위 인천유나이티드가 1승 1무 2패로 부진했기 때문에 2위 수원 입장에서는 선두를 추격할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를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격차가 벌어지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부산과 성남전이 아닌 다른 두 경기에서는 일류첸코의 부재가 뼈아팠다. 일류첸코는 안산그리너스와 경기에서 후반 20분 조지훈과 경합 과정에서 팔꿈치를 썼다는 이유로 퇴장당했다. 해당 반칙의 심각성 여부를 차치하고라도 일류첸코가 이미 3경기 전 전남드래곤즈와 맞대결에서 팔꿈치 사용으로 퇴장당했음을 감안하면 베테랑으로서 아쉬운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당초 변성환 감독은 그 다음 경기였던 김포FC전 일류첸코를 포함한 경기 계획을 염두에 뒀는데, 일류첸코를 기용할 수 없게 되자 김지현과 김상준 투톱 체제를 가동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실패했다. 최전방에서 버텨주거나 아래로 내려와 연계에 가담하는 일류첸코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김포에 1-3 패배를 당했다. 이어진 화성과 경기에서도 일류첸코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고 결정력 부재로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수원은 최근 8경기에서 일류첸코 2회, 조윤성 1회, 한호강 1회 등으로 퇴장을 4번이나 경험했다. 그 사이 성적은 3승 2무 3패로 이전 리그 20경기에서 거둔 패배와 똑같은 패배 수를 적립했다.
최근 두 번의 퇴장이 뼈아픈 건 센터백에게서 나온 퇴장이라는 점이다. 변 감독은 한동안 레오, 황석호, 권완규 등 세 선수를 번갈아 로테이션하는 정책을 운영하다가 권완규의 부상과 황석호의 부진으로 최근 3경기 조윤성과 한호강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아쉬운 경기력과 함꼐 퇴장당하며 수비진 구성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심지어 잠재적인 센터백 대체자였던 고종현은 U20 월드컵을 위해 팀을 떠나있다.
이 둘의 퇴장은 수원의 접근법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과도 맞닿아있다. 수원은 올 시즌 우승과 다이렉트 승격을 천명하며 위험을 감수하고 전체적으로 높은 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발이 빠른 수비가 없고, 대부분 선수가 30대인 수원에 어울리는 수비 방식인지에는 언제나 의문점이 따라왔다. 올 시즌 리그 무실점이 5번뿐이며, 그나마도 첫 6경기에서 3번의 클린시트가 나왔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최근 황석호의 부진, 조윤성과 한호강의 퇴장은 모두 그들이 스피드가 강점이 아닌 선수라는 점에 기인한다.
변 감독은 부임 이후 줄곧 수원에 따라오는 수비 불안에 대해 수비라인을 내리기보다 전방에서 적극적인 압박과 경합을 통한 공 탈취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하지만 그러한 접근법에 한계가 찾아온 시점에서,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이어나가고자 한다면 수비 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잦아진 선수들의 퇴장, 특히 최근 2경기에서 나온 퇴장은 이것이 단순한 악재가 아니라는 걸 시사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