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라이브] 다시 뛴 ‘두 개의 심장’ 박지성, 승리를 이끌다
2015-06-15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맨체스터(영국)] 김동환 기자= ‘두 개의 심장’은 건재했다. 박지성이 현역 시절 만큼의 스피드와 폭 넓은 활동량은 물론 넓은 시야와 않은 칼날 같은 패스로 올드 트라포드를 달궜다.
박지성은 14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트라포드에서 개최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바이에른뮌헨의 레전드 매치에 나섰다. 맨유를 떠난 지 3년, 그라운드를 떠난 지 1년 만에 다시 오르는 올드트라포드는 결코 낯설지 않았다. 박지성은 45분간 1도움을 포함해 세 골에 기여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박지성은 선발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경기장에 도착하기 전 까지 본인도 알지 못했다. “제가요? 저 선발이에요?”라며 놀란 박지성은 “친선 경기인 만큼 즐겨야겠지만, 이기고 싶네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팀의 감독을 맡은 레전드 브라이언 롭슨은 박지성을 선발로 내세웠다. 현역 시절을 공유한 ‘친구’들과 함께 선발로 출전한 것이다. ‘트레블’을 이끈 레전드인 드와이트 요크와 앤디 콜이 최전방에서 이끌고 스콜스, 포춘이 중원에 서고 박지성과 사아가 양쪽 날개를 맡았다. 수비에는 야프 스탐, 로니 욘센, 데니스 어윈, 필 네빌이 나섰고, 골문은 에드빈 판 데르 사르가 지켰다.
박지성은 당초 윙어로 나섰지만 맨유를 떠나기 직전 주로 맡았던 ‘센트럴 팍’의 위치로 옮겼다. 선발로 나선 선수들 중 가장 젊은 선수였기에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여줄 수 있었다. 전반 6분 박지성의 감각적인 같은 패스가 요크에게 이어졌다.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활약을 예고하기에는 충분했다. 이어 전반 7분에는 상대의 침투 패스를 효과적으로 차단해 역습으로 이었다.
그리고 전반 9분, 박지성의 발끝에서 첫 득점이 터졌다. 현역 시절 함께 호흡을 맞춘 포춘과의 호흡이 좋았다. 포춘이 박지성에게 공을 내주고 다시 받아 요크 그리고 사아에게 이어져 득점으로 연결됐다. 전반 22분에는 예스퍼 블롬퀴스트의 패스를 받아 첫 슈팅까지 작렬했다.
그리고 전반 39분. 박지서의 골이 터졌다. 앤디 콜이 상대 진영 측면을 깊숙히 침투해 연결한 공을 박지성이 헤딩으로 이었다. 상대 골키퍼가 막았지만, 득점에 대한 의지는 막을 수 없었다. 박지성은 다시 달려들어 마무리했다. 요크가 뒤늦게 달려와 슈팅을 해 다시 골망을 흔들지만, 공은 골라인을 넘었다. 현지에서는 박지성, 요크 둘 중 누구의 골이라도 상관 없다는 반응이다.
은퇴 후 축구 공을 가지고 그라운드를 달린지 10개월이 지난 시점이었지만, 박지성은 한 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전반 45분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패스를 받아 반대쪽에서 침투하는 콜에게 연결해줬다. 직접 슈팅을 할 수 있었지만, 현역 시절 그랬듯 ‘팀 플레이어’로 더 좋은 기회를 동료에게 만들어줬다. 콜은 박지성의 패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
박지성은 후반 시작과 함께 캐럴 포브로스키와 교체 아웃되어 그라운드를 내려왔다. 친선 자선 경기인 만큼 전반만 활약해도 충분했고, 세 골에 관여한 모습은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가진 '레전드'임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맨유는 이후 블롬퀴스트의 추가 득점에 힘입어 4-2로 승리했다. 지난 시즌 펼쳐진 1차전 합계 7-5, 맨유가 '레전드 컵'에서 우승했다. 여전히 두 개의 심장, 세 개의 폐를 장착한 박지성이 그 중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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