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인터뷰] 반짝하지 않겠다는 조성환 인천 감독 “부담 아닌 책임감 느껴"

2023-02-14     조효종 기자

[풋볼리스트=창원] 조효종 기자= 조성환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은 새 시즌 부담감보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14일 경상남도 창원에 위치한 인터내셔널호텔에서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 인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인천은 지난 시즌 4위에 올라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확보했다. 창단 2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더 큰 꿈을 꾸며 태국 치앙마이에 이어 창원에서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전력 보강도 착실히 진행했다. 지난 시즌 각각 포항스틸러스와 제주유나이티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제르소, 신진호 등을 데려왔다. 미디어 캠프에 참석한 조 감독은 “부상이 없다면, 부상이 최소화된다면, 열정이 식지 않고 계속 뚜렷한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다면, 3위까지도 넘볼 수 있는 구성이라고 자신한다”고 현 전력을 평가했다.

이제 인천을 바라보는 시선, 팬들의 기대가 달라졌다. 조 감독은 이를 부담이 아닌 책임이라고 표현했다. “요즘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부담감을 느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 선수들과 만든 결과로 팬분들이 얼마나 행복해하시고 즐거워하셨는지 알고 있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작년보다 더 큰 즐거움을 드리기 위한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성환 감독 기자회견 일문일답

동계훈련 경과

우선 제주 훈련을 통해 시즌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태국 치앙마이 전지훈련 때는 기초 체력, 경기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썼다. 현재 창원에서는 연습경기를 통해 전술적인 면을 준비하고 있다. 기대가 높아진 만큼, 팬분들이 기대하시는 성과를 내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 더 큰 감동을 드리기 위해서도 올 시즌 최선을 다하겠다.

올 시즌 전력 보강 만족도는? 아쉬움이 남는 포지션이 있는지

시즌 종료 후 전력강화실과 자주 소통하며 필요한 포지션에 좋은 선수를 영입했다. 조금 아쉬운 점을 꼽자면 스트라이커다. 우리의 의지로만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추후 보강이 될 수도 있지만, 보강이 안 된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등번호 9번이 공석이다. 스트라이커 보강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일지

배번은 내가 지정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원하는 번호를 선택한다. 선수들이 의식했는지 모르겠지만, 원하는 선수가 없었다.

인천과 인천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번 미디어 캠프에서도 많은 선수들이 인터뷰 요청을 받았는데

인천이 잘 하고 있고, 좋은 선수가 많다는 방증이다. 바람이 있다면 A대표부터 연령별 대표까지 국가대표 선수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ACL 병행을 대비해 준비 과정에서 달라진 점이 있을지

달라진 건 없다. 처음에 리그에 올인을 해서 상승세를 탄다면 ACL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초반에 리그에 집중할 생각이다.

인천을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는데, 부담은 되지 않는지

요즘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맘때가 되면 성적, 결과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부담감을 느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 선수들과 만든 결과로 팬분들이 얼마나 행복해하시고 즐거워하셨는지 알고 있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작년보다 더 큰 즐거움을 드리기 위한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인천의 목표는 생존이었다. 올해는 다를까

작년에도 목표는 ACL 진출이었다. 조직의 목표는 두세 단계 높게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ACL를 목표로 삼고 땀흘렸다. 어떻게 보면 실제 예상보다 더 높은 목표를 이룬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을 믿고 있다. 좋은 선수들도 영입했다. 작년보다 더 나은 성적과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팬분들의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수치적인 목표를 세운다면

매 시즌 리그 평균 데이터를 보면, 상위권 팀들은 70골 이상 넣고, 38골 전후로 실점한다. 올해도 그게 목표다. 작년 무고사가 14골을 넣고 일본으로 떠나면서 팬분들, 관계자분들의 우려가 있었다. 어느 정도 해소를 했지만, 올 시즌에는 더 명확하게 풀어야 한다. 각 포지션에 공격포인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게 선수 영입의 목표였다. 신진호 선수는 작년 공격포인트 14개(4골 10도움)를 했다. 제르소는 15개(8골 7도움)를 했다. 권한진 선수도 세트피스를 통해 골을 넣을 수 있다. 그런 부분이 쌓이면 60골 이상 넣을 수 있을 것이다.

ACL 목표는?

K리그 구단 중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팀이 없다. 일단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다음, 조별리그 통과한 다음, 하나씩 목표를 세울 것이다. 우선 목표를 꼽는다면 조별예선 통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 영입된 신진호와 이명주 조합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인천에서도 변함없는 컨디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명주 선수와 함께 했던 시간이 있어서 호흡을 맞추는 데 이점이 있다. 작년에 우리 팀이 아쉬웠던 건 점유율이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기 결과는 물론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팀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선수단 구성이 몇 위 정도라고 생각하는지

전제를 달겠다. 부상이 없다면, 부상이 최소화된다면, 열정이 식지 않고 계속 뚜렷한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다면, 3위까지도 넘볼 수 있는 구성이라고 자신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꼭 잘해줘야 하는 선수는?

누구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무고사가 떠난 다음에는 에르난데스가 나왔고, 에르난데스 선수가 부상당한 뒤에는 어린 선수들이 잘해줬다. 팀으로 승부해야 하고, 같이 만들어야 한다. 굳이 꼽아야 한다면, 아무래도 득점에 기여해 줘야 할 외국인 선수 에르난데스, 제르소, 또 이명주와 신진호 선수를 꼽겠다. 이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앞서 ‘생존왕’이란 별명이 있었다. 이제 새로운 별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생존왕’이란 표현은 더 이상 우리를 수식하는 말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잘 떠오르진 않는데, 인천공항이 가까우니까 ACL을 항상 나갈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지난 시즌 이색 공약을 걸었는데

작년 공약을 이행할 일만 남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아직 여권과 캐리어를 사용할 수 없다. 여권과 캐리어를 사용할 수 있고, 약속한 항공권을 제공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구단과의 상의를 통해 팬 여러분을 초청해서 추억을 드리고 싶다.

음포쿠 선수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최적의 포지션은 어디라고 보는지

본인은 골키퍼를 시켜줘도 하겠다고 말한다. 긍정적인 마인드다. 현재 세 자리를 소화하고 있다. 미드필더, 윙포워드를 보고, 스트라이커가 없어서 ‘가짜 9번’ 역할도 맡고 있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개막까지 남은 기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 선수들과 다섯 가지 플레이 스타일을 공유했다. 공수 전환이 빠른 팀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작년까지 불필요한 백패스가 많았다. 스리백을 쓰면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공수 양면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인천만의 축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내심 올 시즌 목표로 1만 명 이상의 관중들이 찾아주시는 팀이 되는 걸 생각하고 있다. 매번 만원에 가까운 홈구장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팬서비스를 중요시하고 있다. 팬들을 만날 때마다 한두 분씩 더 모시고 와달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찾아와 주시면, 작년보다 더 좋은 결과, 기록으로 보답드리겠다.

인천은 가장 앞서나가는 시도민 구단이다. 자부심이 있는지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겠다. 구단주, 대표, 감독 셋이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구단의 흥망성쇠가 좌우될 수 있다. 대표님이 연임하시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현장에 있는 입장에서 큰 힘이 된다. 타 구단에 좋은 사례를 보여드리고 싶다. 우리 구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