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우루과이 팬’ 부모가 “수아레스!” 외치자, 두 딸은 “쏘니가 더 잘해!!”

2022-11-24     허인회 기자

[풋볼리스트=도하(카타르)] 허인회 기자= 한 가족이 2대2로 찢어져 각각 한국과 우루과이를 응원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24일 오후 4시(현지시간) 카타르 아라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시티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통해 한국과 우루과이가 맞붙는다.

킥오프 시작 약 3시간 전인데도 경기장 바깥에는 한국 유니폼과 우루과이 유니폼을 입고 돌아다니는 관중들이 넘쳐났다. 화려한 분장도 눈에 띄었다. 한국 팬들은 붉은악마를 표현하기 위한 뿔이 달린 머리띠를 착용했고, 우루과이는 하늘색과 흰색 조합으로 된 모자를 썼다. 지구촌 축제를 즐기러 온 팬들의 표정은 하나 같이 밝았다.

눈에 띄는 가족이 등장했다. 한 가족인데 두 딸은 태극기를, 엄마와 아빠는 우루과이 국기를 들고 있었다. 인도에서 왔다고 밝힌 가족에게 좋아하는 선수를 묻자 아빠가 먼저 “수아레스!”를 외쳤다. 수아레스는 과거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던 공격수로 우루과이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딸들은 “아니다. 쏘니가 더 잘한다”고 대응했다. 손흥민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의 간판 공격수다. 토트넘홋스퍼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지난 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까지 차지한 바 있다. 두 딸은 태극문양 페인팅을 양볼에 그리고 올 정도로 한국 응원에 진심이다.

이어 “방탄소년단(BTS)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며 수줍게 덧붙였다.

두 딸이 응원한 손흥민은 월드컵 직전 토트넘에서 경기 중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안완골절 수술을 받기도 했다. 최소 6주에서 8주 정도 회복이 필요한 부상이었지만 손흥민은 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별 제작한 카본 재질의 안면 보호마스크까지 카타르로 가져왔다. 다행히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현지 훈련을 소화했다.

한국은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이 매우 중요하다. 선수들도 입을 모아 특히 우루과이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2차전은 가나전, 3차전은 포르투갈전이다. 벤투 감독 아래에서 4년간 준비해온 한국이 결과를 보여줄 시간이 다가왔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