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크크] '관심이 고픈 남자' 강상우 “대표팀 도전, 멈추지 않겠다”
[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강상우가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고백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다짐까지 더했다.
강상우는 지난달 30일 '뽈리TV'의 라이브 프로그램 '크크크'를 통해 “공격수도 보고 수비수도 보는 강상우입니다”라고 소개한 뒤 “올해 내 플레이에 100점을 주고 싶다. 스스로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지인들 만나면 밥 사주면서 자랑 중”이라며 밝게 웃었다.
강상우는 잊지 못할 한해를 보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도움왕과 함께 베스트일레븐에 이름을 올렸다. 상주상무에서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며 7골 5도움을 기록했다.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이다. 전역 후 포항으로 돌아가선 본 포지션인 풀백으로 맹활약했다. 10경기 1골 7도움을 추가하며 공격포인트를 무려 20개나 달성했다. 강상우가 복귀한 포항은 리그 3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 상주와 포항에서 뛰며 ‘커리어 하이’를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강상우는 “상주 땐 편한 사람이 많고, 감독님께서도 많이 믿어주셨다. (한)석종이 형 등 동기들과 친하게 지냈다. 첫 경기는 수비수를 봤다. 두 번째 경기부터 공격수를 봤고 내 마음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께서도 지지해주셨다. 페이스가 좋다 보니 특별한 요구도 받지 않았다”고 상주 시절을 되돌아봤다.
2020년 강상우는 상주에서 최선참으로 마음껏 날개를 펼쳤다. 이른바 '병장 축구'를 했냐는 질문에 강상우는 “그렇죠. (오)세훈이나 (김)보섭이한테도 공을 빨리 달라고 장난쳤다”고 재미있게 받아 친 뒤 “어린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다 보니 서로 눈만 봐도 뭘 할지 아니까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고 대답했다.
포항은 강상우를 모시기 위해 전역버스를 동원했다. 승합차가 아니라 대형 버스였다. 함께 전역한 선수들이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복귀하는 모습과 대조됐다. 강상우는 “데리러 온다고는 들었는데 너무 과한 것 같다”고 웃으며 “포항에 소집돼야 하니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버스를 보내 준다더라. 같이 전역한 선수들이 ‘네 위치가 어느 정도길래,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라고 말하더라”며 관련 일화를 설명했다.
강상우는 “주목받고 싶다”며 팬들의 더 큰 사랑을 직접 요청했다. 포항의 또다른 스타인 송민규, 강현무와 비교해달라는 요청에도 “민규는 말로는 싫다고 하는데 즐기는 거 같다. 현무는 의도치 않게 주목을 받는다. 개성이 뚜렷하다. 반면 나는 스스로 어필한다. 도움왕과 베스트11에도 뽑혔는데 생각만큼 주목받진 않는 거 같다”며 아쉬워했다.
K리그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강상우에게 아쉬운 점도 있다.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한 것이다. 벤투호는 10월에는 국내파로만 구성한 스페셜매치를 가졌으나 이때도 이름을 불리지 못했다. 11월 오스트리아에서 멕시코, 카타르와 2연전에도 강상우는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강상우는 한 시즌을 되돌아보며 “포항에 도움이 됐기 때문에 뿌듯하다. 상주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전역을 했다. 아쉬운 건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했다. 한 번이라도 불려본 뒤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 거라면 아쉬움도 없을 텐데, 아예 못 보여준 것 같다”며 “내년에는 코로나19 문제가 해결돼서 팬들 앞에서 좋은 축구 보여드리고 싶다.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다음은 강상우와 진행한 ‘양자택일’
-김기동 감독 vs 김태완 감독
“김기동 감독님. 김기동 감독님께 죄송함과 감사함이 공존한다. 김태완 감독님께는 감사하기만 하다. 그래서 김기동 감독님을 선택했다. 올해 포항에선 수비수로 뛸 거 같은 예상이 들었다. 팀이 잘 되기 위해선 내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김 감독은 재계약 하면서 송민규에게 ‘너 때문에 계약했다’고 언급했다던데) 나한테도 전화 왔다. 관심은 나에게도 분명히 있다.”
-왼쪽 풀백 vs 오른쪽 풀백
“오른쪽 풀백. 감독님께서도 국가대표 가려면 오른쪽에서 뛰어야 할 것 같다는 말씀하셨다. 경쟁력에 있어선 양 쪽 모두 자신 있다. 다만 올시즌 이 정도 성적을 거뒀는데도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는 거 보면 내년에는 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른쪽에서 뛰어도 안 된다면 공격수로도 도전하겠다.”
-수비수로 상대하기 싫은 선수. 일류첸코 vs 팔라시오스
“일류첸코. 함께 훈련을 해봤는데 두 선수의 성향이 완전히 다르다. 마인드 차이가 크다. 팔라시오스는 훈련하다 안 되면 혼자서만 짜증낸다. 일류첸코는 완전히 외국 마인드다. 훈련 중 잘 못하면 공을 멀리 차버린다. 스스로의 분에 못이기는 것 같다. 그 모습이 무서워서 일류첸코를 꼽았다.”
-팀 내 선배가 아닌 군대 선임으로서 더 좋은 선수. 김광석 vs 오범석
“오범석. 광석이 형은 묵묵하게 스스로 할 일에 매진한다. 나는 주고받는 걸 좋아한다. 도를 안 넘게 장난치는 걸 좋아한다. 범석이 형은 ‘츤데레’ 스타일이다. 장난치면서도 잘 해준다. 군대 생활이 힘든 와중에 투정부릴 수 있는 좋은 형인 것 같다.”
-도움왕 vs 득점왕
“득점왕. 얼마나 더 주목 받을가 싶은 생각이 든다. 도움왕은 이미 해봤다. 골 넣었을 때 희열을 더 느껴보고 싶다. 팬 분들과 한 세리모니 약속도 지키고 싶다. 내년에도 김기동 감독님께서 공격수로 뛰게 해준다면 이뤄보고 싶다. (내년에도 포항에 남겠다고 선언한 건가) 선언은 아니지만...”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