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치오, ‘엉터리 코로나 검사’ 파문… 정부 조사 받는다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라치오의 자체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을 보인 선수들이 외부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탈리아 정부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이탈리아 통신사 ‘안사’는 라치오의 코로나19 검사 지행에 대해 정부 보건당국이 조사한다고 전했다. 검사 결과가 여러 번 엇갈렸을 뿐 아니라, 검사 결과에 대해 보건 당국에 제대로 보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라치오 구단의 코로나 검사가 엉터리라는 의혹은 유럽축구연맹(UEFA)와 결과가 엇갈리면서 불거졌다. 최근 UEFA 검사 결과 치로 임모빌레, 루카스 레이바, 토마스 스트라코샤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자체 검사에서는 모두 음성이 나왔던 선수들이었다.
발단은 지난 10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10월 28일(이하 현지시간) UEFA 챔피언스리그(UCL) 클럽브뤼헤 원정 경기를 앞두고 가진 코로나19 검사에서 임모빌레, 루이스 알베르토, 마누엘 라차리 등이 양성반응이 나왔다. 라치오 측은 당시 12명이나 됐던 결장 선수 중 누가 코로나19로 인해 빠졌는지 최대한 감추려 했지만 알려지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라치오는 다음 경기인 1일 세리에A 토리노 원정에서 임모빌레를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임모빌레는 교체 출장해 골까지 기록했다. 양성이 나온 선수가 단 며칠 만에 경기에 나선 걸 납득할 수 없었던 토리노 측은 이탈리아축구협회(FIGC)에 해명을 요구했다.
UCL에서는 임모빌레 등이 또 빠졌다. 4일 열린 제니트상트페테르부르크 원정을 앞두고 임모빌레, 레이바, 스트라코샤가 이탈했다. 이글리 타레 단장은 “UEFA 검사를 받고 나서 겨우 한시간 반 뒤에 우리도 검사를 해 봤는데, 다들 음성이 나왔다”며 불만을 밝혔다. 또한 토리노전에 대해서는 “우린 늘 그래왔듯 검사를 수행했고, 감독관의 시찰도 두 번 받았다. 다시 검사를 시행했더니 선수들의 결과가 음성이어서 경기에 출장시킨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라치오는 8일 성적뿐 아니라 자존심까지 걸린 유벤투스와의 홈 경기를 갖는다. 이번엔 임모빌레가 결장할 전망이다. 라치오는 지난 6일(현지시간) 모든 선수가 음성 반응을 보였으므로 경기 출장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클라우디오 로티토 회장이 무증상 감염은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며 “양성이라는 게 대체 어떤 의미가 있나? 모든 여성의 질에는 박테리아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들 병에 걸리는 건 아니지 않나”라는 비유를 들기도 했다. 로티토 회장은 FIGC와 직접 접촉하는 등 코로나19 검사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표출해 왔다.
논란의 원인으로는 제대로 된 기준조차 없는 이탈리아의 코로나19 검사 시스템이 지목된다. FIGC와 세리에A는 검사 기준이나 기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두지 않았다. 심지어 기준 체온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최근 말썽이 잦아지면서 통일된 검사 기준에 대한 요구가 일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