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졸전’ 베로나, 유효슛 0개에 무더기 슛 허용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엘라스베로나는 이번 시즌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무기력한 경기의 주인공이 돼 버렸다. 33회나 슛을 내주는 동안 베로나의 유효슛은 하나도 없었다.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2017/2018 이탈리아세리에A’ 25라운드가 열렸다. 홈팀 라치오가 베로나를 2-0으로 꺾었다. 결과만 보면 상위권 라치오가 강등권에 있는 베로나에 거둔 무난한 승리처럼 보인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두 골차 이상이었다.
라치오는 경기 시작 후 30분 만에 17차례 슛을 날렸다. 이번 시즌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1부 리그를 통틀어 가장 큰 숫자다. 앞선 세리에A 3경기에서 모두 패배한데다 16일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서 루마니아 원정 경기까지 치르고 온 라치오는 체력 부담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라치오는 초반부터 베로나를 완벽하게 밀어붙이며 부진을 씻어냈다.
라치오의 공격이 좋았다기보다 베로나의 지나치게 소극적인 수비가 화를 자초했다. 베로나는 4-4-1-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미드필더 네 명과 수비수 네 명이 철저하게 수비 대형을 지키며 라치오 선수들이 슛 할 공간을 내주지 않았어야 했다. 그러나 베로나는 대책 없이 뒤로 물러나며 라치오가 중거리 슛을 할 만한 충분한 틈을 내줬다.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 공간이 벌어졌고, 라치오가 측면을 흔들면 베로나의 수비 대형이 쉽게 깨졌다.
결국 이 경기 슛 횟수는 라치오가 33회, 베로나가 5회로 비정상적인 차이를 보였다. 유효슛은 라치오 10회, 베로나 0회였다. 베로나 선수들의 슛은 골대에 맞거나 수비수 몸에 막히지도 않았다. 모두 순수하게 골대를 빗나간 슛들이었다.
공수 양면에서 모두 무너진 베로나는 후반전에 미드필더 시모네 칼바노, 윙어 롤랜도 애런스, 공격수 브루노 페트코비치를 차례로 투입하며 활력을 불어넣으려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 경기로 3연패에 빠졌다. 이승우는 경기에 투입되지 않았다.
베로나가 부실한 수비를 한 덕분에 임모빌레의 공격은 수월하게 풀렸다. 한 달 넘게 득점이 침묵했던 임모빌레는 베로나를 상대로 8차례나 슛을 날려 그중 절반인 4개를 골대 안으로 보냈고, 2골을 터뜨렸다. 이날 임모빌레의 결정력은 그리 좋지 못했으나 베로나가 워낙 많은 슛을 허용해줬기 때문에 6번째 슛부터 골을 터뜨릴 수 있었다.
임모빌레는 시즌 22골을 기록했다. 득점왕을 차지했던 2013/2014시즌(당시 토리노 소속)의 득점과 동률이 됐다. 2골만 더 넣으면 개인 최다득점을 기록했던 2016/2017시즌도 뛰어넘는다. 두 번째 세리에A 득점왕을 향해 순항 중이다. 베로나 덕을 봤다. 임모빌레는 지난 9월 열린 시즌 첫 대결 당시에도 2골을 터뜨린 바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