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었다 하면 멀티골’ 이카르디, 인테르 14경기 무패 이끌다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인테르밀란이 주장이자 공격의 핵심인 마우로 이카르디의 힘으로 순항하고 있다.
인테르는 2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칼리아리에 위치한 사르데냐 아레나에서 ‘2017/2018 이탈리아세리에A’ 14라운드에서 칼리아리를 3-1로 꺾었다. 마우로 이카르디가 선제골과 쐐기골을 모두 넣었다.
이카르디는 14경기 15골로 유럽 ‘4대 빅 리그’를 통틀어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득점 선두였던 라치오 공격수 치로 임모빌레를 따라잡았다. 세리에A가 다른 빅 리그보다 1~2경기 더 진행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라운드당 한 골이 넘는 득점을 한 선수는 26일 현재 이카르디와 임모빌레뿐이다.
이카르디의 특징은 멀티골에 강하다는 것이다. 이카르디는 칼리아리전을 통해 시즌 6번째 멀티골 경기를 치렀다. 2골을 넣은 경기가 5차례, 해트트릭한 경기가 한 차례였다. 한 골만 넣은 경기는 차례에 불과했다.
멀티골이 많다는 건 매 경기 조금씩 골을 나눠 넣는 것에 비해 낮게 평가되기도 한다. 다른 명문 구단의 공격수라면 ‘몰아치기’에 강하다는 점이 장점보다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약팀과의 경기에서 대승을 거둘 때 승패와 무관한 골을 잔뜩 득점하는 건 실속이 떨어진다.
이카르디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인테르는 공격 전술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가운데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매 경기 1~2골차 승리를 거두고 있다. 이카르디가 골을 넣은 8경기 중 인테르가 세 골 이상의 큰 격차로 이긴 건 개막전에서 피오렌티나에 거둔 3-0 승리뿐이다. 나머지 경기는 한두 골차로 승리했다. 특히 이카르디가 해트트릭한 AC밀란과의 ‘밀라노 더비’는 3-2로 간신히 승리했다.
이카르디의 멀티골은 그만큼 팀 승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칼리아리를 상대로도 인테르는 전반 초반에 오히려 밀리는 경기를 했다.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넘기던 인테르는 이카르디가 전반 29분 터뜨린 선제골을 계기로 경기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비교적 단순한 공격 속에서도 일단 문전으로 공이 투입되면 이카르디가 높은 확률로 마무리한다. 윙어 이반 페리시치는 2015/2016시즌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이래 약 두 시즌 반이 지나는 동안 도움 13개를 이카르디에게 제공했다. 페리시치는 그리 창조적인 선수가 아니다. 그러나 이카르디가 어떻게든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중앙으로 땅볼 패스를 투입해 주는 경우가 많다. 칼리아리전 선제골도 오른쪽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페리시치가 간신히 이카르디 앞에 떨어뜨렸고, 이카르디가 재빨리 밀어 넣으며 터졌다.
인테르는 일찍 치른 14라운드에서 승리하며 일단 1위를 탈환했다. 11승 3무의 훌륭한 성적이다. 아직 14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나폴리가 승점을 따낼 경우엔 선두를 다시 잃게 되지만, 이 경우에도 2강 구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카르디는 승리를 이끈 뒤 ‘메디아셋’과 가진 인터뷰에서 “공이 내게 왔을 때 늘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도록 노력한다. 축구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엄청난 몸값에도 불구하고 이카르디는 이미 이적설의 대상이다. 뛰어난 기량과 24세에 불과한 나이가 결합돼 이카르디는 유럽에서 가장 상품성이 높은 선수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레알마드리드가 1억 1,000만 유로(약 1,419억 원)에 달하는 이카르디의 바이아웃 금액을 모두 지불할 거라는 보도도 나온다. 이카르디는 “바이아웃 이야기가 나오지만 할 말은 없다”며 구체적인 대답을 피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