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비극 없어야'...K리그, 코칭스태프 '건강 확인' 이유
[풋볼리스트] 김완주 인턴기자= 故 조진호 부산아이파크 감독의 사망 이후 K리그 감독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K리그가 감독을 비롯한 모든 코칭스태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30일 2017년 제2차 의무위원회(위원장 이경태)를 열고 전 구단 코칭스태프의 건강검진 상세 결과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K리그 전 구단은 반드시 모든 코칭스태프의 기본 신체검사와 혈액검사 결과뿐 아니라 심장 초음파 검사 결과까지 연맹에 제출해야 한다.
연맹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건 故 조진호 부산아이파크 감독의 갑작스런 사망이 계기가 됐다. 조 감독은 지난 10일 숙소에서 나오던 중 급성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 연맹은 많은 코치진이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고, 사회적으로도 코칭스태프의 건강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선수들은 기존에도 심전도검사가 포함된 종합건강검진 결과를 매년 제출해왔다. 코칭스태프가 선수단과 함께 건강검진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제출이 의무사항은 아니었다. 연맹 관계자는 이번 의무위원회의 결정을 “코칭스태프들도 반드시 건강검진을 받아 건강 상태를 확인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감독들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벤치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망치로 머리를 맞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조성환 제주유나이티드 감독은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단순히 검진결과를 제출받는 것에 끝나지 않는다. 제출받은 결과를 의무위원들이 확인하고 이상이 있다면 이에 따른 조치를 할 예정이다. 의무위원회는 이 결과를 향후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에 참고할 계획이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K리그 산하 유소년 팀들의 의무지원 시스템 정비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도 논의되었다. 대한스포츠의학회가 주관하는 ‘전문의 인증 교육’을 통해 축구 관련 전문의들을 양성하고, 해당 전문의들을 지역별로 풀(Pool)을 구성해 유소년 선수들의 부상 관리를 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마련하기로 했다.
2018년부터는 2개 구단을 선정해 유소년 선수들을 전담하는 주치의 제도를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도입 후 보완점과 개선사항을 파악하고 전 구단 유소년 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2009년 설립된 연맹 의무위원회는 매년 각 구단 주치의와 트레이너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 개최, 선수단을 대상으로 한 심폐소생술 교육, 경기장 응급치료 규정 및 매뉴얼 정비, 각종 선진 의료장비 보급 등 K리그의 안전 및 의무분야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