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S] 최후의 5경기 | ② 목표는 잔류, ‘너를 넘어야 내가 산다’
[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K리그 팬이 아니라면 여전히 스플릿 시스템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벌써 6년째, 정착하지 못한 제도라는 혹평이 있는 반면 막판 박진감을 높여준다는 긍정론도 있다. 어느 쪽이든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가이드가 필요하다. 풋볼리스트는 스플릿 A 관전 포인트, 스플릿 B 관전 포인트, 막판 5경기 동안 벌어지는 개인상 경쟁 등 세 편에 걸친 가이드를 준비했다.
스플릿 B로 떨어진 6팀의 목표는 딱 하나, K리그 클래식 잔류다. 오는 11월 18일 스플릿 B의 모든 경기가 끝나고 나면 6팀의 운명이 결정된다. 최하위 팀은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고, 11위팀은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 승자와 잔류를 놓고 싸워야 한다. 7위 포항스틸러스(승점 40점)와 최하위 광주FC(승점 23점)는 승점 17점차로 차이가 제법 난다. 8위 대구FC(승점 36점)부터 11위 인천유나이티드(승점 33점)까지는 얼마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남은 5경기가 말 그대로 ‘승점 6점짜리’경기다. 상대를 넘어야 내가 살 수 있다.
#포항, 대구 : 골잡이 앞세워 잔류 노린다
스플릿 B 상위권에 위치한 포항스틸러스와 대구FC는 골잡이를 앞세워 K리그 클래식 잔류를 노린다. 포항은 최근 10경기에서 2승 밖에 거두지 못하며 스플릿 B로 떨어졌다. 시즌 개막 전에는 강등권으로 분류되기도 했으나 리그 초반 벌어둔 승점 덕에 하위권과는 격차가 있다. 포항은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빨리 잔류를 확정 짓는다는 계획이다.
포항의 선봉에는 양동현이 선다. 양동현은 올시즌 17득점을 기록했다. 득점 선두 조나탄(19득점, 수원삼성)과는 2골 차이다. 남은 경기 활약에 따라 충분히 득점왕을 노려볼 만하다. 양동현이 득점왕에 도전한다면 손준호는 도움왕을 노린다. 손준호는 올 시즌 9도움을 기록하며 윤일록(11도움. FC서울), 염기훈(10도움, 수원삼성)에 이어 도움 순위 3위에 올라있다. 양동현과 손준호에게는 개인 타이틀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시즌 중반까지 강등권을 오가던 대구는 스플릿 라운드를 앞두고 8위로 올라섰다. 지난 8일 전남드래곤즈를 상대로 4-1로 승리한 게 컸다. 대구는 물오른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는 주니오를 앞세워 잔류에 도전한다. 주니오는 올 시즌 11경기에서 10골을 넣고 있다. 지난 전남전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세징야, 김선민, 황순민 등 주니오를 돕는 선수들도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3경기 무패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내년에도 K리그 클래식에서 대구를 볼 가능성이 높다.
#전남, 상주, 인천 : 네가 가라, 11위
전남드래곤즈와 상주상무, 인천유나이니티드는 승점 33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골득실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뿐이다. 스플릿 라운드 첫 경기가 중요하다. 서로 맞붙는 경기는 없지만, 패할 경우 11위로 떨어진다.
전남은 최근 흐름이 가장 좋지 않다. 최근 9경기(4무 5패)에서 승리가 없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점을 한 팀도 전남(59실점)이다. 시즌 초반에는 울산현대와 광주FC를 상대로 5-0 대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최근 9경기에서는 7득점에 그치고 있다. 잔류를 위해서는 분위기 반전이 필수적이다. 올 시즌 인천과 상주를 상대한 전적(인천전 2승 1무/상주전 1승 1무 1패)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남의 위안거리다.
시즌 중반부터 하향세를 타던 상주는 최근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2승 2무 1패를 거뒀다. 지난 달 18명이 전역한 가운데 낸 성적이라 더 의미가 있다. 좋은 흐름의 비결은 공격력이다. 지난 8일 FC서울전에서는 득점이 안 나왔지만, 이전 6경기에서는 매 경기마다 2골 이상을 넣었다. 주민규는 7경기 11골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주민규를 비롯해 김호남, 윤주태, 김병오 등이 활약해 준다면 잔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종원과 임채민이 징계로 결장하는 14일 대구전을 어떻게 치르냐가 상주에겐 중요하다.
‘생존왕’ 인천은 올해도 잔류에 도전한다. 인천은 K리그 클래식이 12팀 체제가 된 2014년 이후 매년 하위스플릿에 떨어졌지만 잔류에 성공했다. 인천은 8월 이후 8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강등권에서 벗어나는가 싶었지만 광주, 전남, 대구와 비기며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지난 8일에는 강원FC에 0-2로 패하며 무패행진도 깨졌다. 이기형 인천 감독은 “생존왕 이미지에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이기는 형’ 이기형 감독과 함께 극적으로 잔류한 인천이 올해도 생존 본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광주 : ‘잔류 전도사 학범슨'의 마법은 언제쯤
2015년 승격팀 최초로 K리그 클래식 잔류에 성공했던 광주FC가 이제는 강등 위기에 처해있다. 광주는 지난 8월부터 리그 최하위를 기록중이다. 시즌 도중 남기일 감독이 사퇴하고 ‘잔류 전도사’ 김학범 감독이 부임했지만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지휘한 8경기에서 아직 승리가 없다. 11위 인천(승점 33점)과의 승점차도 10점으로 벌어졌다. 남은 일정을 감안할 때 뒤집기가 쉽지 않다.
김학범 감독은 5전 전승을 목표로 잡았다. 광주가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승점 38점이 된다. 전남, 상주, 인천이 남은 경기에서 승점 5점 이하를 얻어야 잔류를 노려볼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김학범 부임 이후 공격력이 살아나고 있다. 광주는 여전히 리그 최소 득점 팀이지만 최근 8경기에서 7골을 넣었다. 광주는 살아난 공격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글= 김완주 인턴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