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구에로·이카르디로 부족해… 국내파 공격수 고려하는 아르헨

2017-09-27     김정용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르헨티나는 뛰어난 스트라이커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다. 그러나 대표팀만 오면 하나같이 리오넬 메시의 보조를 맞추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국내파 공격수로 눈을 돌리려 한다.

리오넬 메시를 빼고도 공격진의 양과 질은 아르헨티나가 단연 세계 최강이다. 빅리그 득점왕을 해 본 스트라이커만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구에로, 마우로 이카르디가 있다. 뛰어난 2선 공격자원도 파울로 디발라, 앙헬 디마리아, 파푸 고메스, 하비에르 파스토레, 호아킨 코레아 등 여러 명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스페인(메시), 잉글랜드(아구에로), 이탈리아(디발라) 1부 리그 득점 선두가 모두 아르헨티나 국적이다.

대표팀에선 하나같이 기대에 부응한 적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아르헨티나는 아구에로, 이과인 순으로 기회를 준 뒤 부진이 이어지자 대표팀 선배와 치정 문제로 얽혀 한동안 잠정 추방 상태였던 이카르디까지 불러들였다. 동시에 2선에서 메시의 부담을 나눠줄 디발라도 발탁했다.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의 용단이었다. 그러나 ‘디발라+이카르디’ 카드도 지난 9월 2연전에서 겨우 1득점에 그치며 실패로 돌아갔다.

대안은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등장할지도 모른다. 최근 현지에서 발탁 여론이 높은 선수는 국내파 공격수 다리오 베네데토다. 키가 175cm로 작고 재빠른 베네데토는 중남미에서 활약하며 경험을 쌓아 온 27세 스트라이커다. 멕시코 리그에서 활약하다 지난 2016/2017시즌 아르헨티나 명문 보카주니어스로 이적하며 자국 팬들 앞으로 돌아갔다. 복귀하자마자 시즌 21골을 넣으며 스타 공격수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 4경기 만에 5골을 넣으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9월 경기에 교체 투입되며 대표팀 데뷔전도 치렀다.

아르헨티나 스포츠 신문 ‘올레’는 이카르디와 베네데토 중 누굴 대표팀 스트라이커로 지지하는지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5만 명 넘게 참여한 설문에서 약 81%가 베네데토를 골랐다. 이카르디가 기존 공격수 중 가장 인기 없는 편이기 때문에 공평한 조사는 아니었지만 최소한 베네데토에 대한 지지가 있다는 건 확인할 수 있다.

비슷한 전례가 있다. 아르헨티나는 공격수가 확실하지 않아 고생하던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 예선 초반에 루카스 프라토를 선발해 시험했다. 프라토는 브라질 상파울루 소속의 성실한 공격수다. 기량은 유럽에 진출한 스트라이커들보다 떨어지더라도, 리오넬 메시를 성실하게 보좌할 수 있는 플레이스타일을 중시한 선택이었다. 프라토를 선발로 쓴 초반 3경기에서 메시와 프라토가 각각 2골씩 넣으며 2승 1무를 이끄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올해 3월 볼리비아 원정에서 패배한 뒤 에드가르도 바우사 감독이 물러나고 삼파올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프라토는 다시 배제되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양한 스타일의 감독이 거쳐 가며 여러 전술을 시험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르헨티나 공격진은 삐걱거리고 있다. 삼파올리 감독의 첫 선택이었던 디발라와 이카르디는 답을 주지 못했다. 답답해진 아르헨티나 여론은 곧 발표될 아르헨티나 명단에 베네데토가 포함되길 바라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