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전술 논란 ‘아주리, 4-2-4가 맞는 전술인가?’

2017-09-05     김정용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탈리아는 ‘전술의 나라’답게 대표팀의 포메이션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잠피에로 벤투라 감독이 스페인을 상대로 썼다가 크게 실패한 4-2-4 전술이 화두다.

이탈리아는 지난 3일(한국시간) 스페인 원정으로 치른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G조 7차전에서 0-3으로 대패했다. 조 1위로 뛰어오를 가장 좋은 기회를 잃어버렸다. 스페인이 승점 19점으로 조 1위, 이탈리아가 16점으로 2위다. 이탈리아의 유일한 예선 패배였다.

결과뿐 아니라 과정이 논란의 대상이었다. 벤투라 감독은 스페인을 상대로 공격 일변도의 4-2-4 포메이션을 시도했다. 4-4-2 포메이션에서 좌우 측면에 공격적인 선수를 배치했을 경우 이탈리아 축구계가 쓰는 표현이다.

전술적으로 지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부실한 중원이다. 4-2-4는 중앙 미드필더가 두 명뿐이라 스페인의 뛰어난 미드필드 플레이를 저지하지 못했다. 특히 이스코에게 마르코 베라티가 완전히 공략 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탈리아 감독들은 중앙에 3명에서 많으면 5명까지도 배치하는 경우가 흔하다. 수 싸움에서 졌다는 평가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기 때문에 공격적인 포진은 필수였다는 옹호도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맞대결 무승부를 제외하면 모든 경기에서 승리한 상태였다. 골득실에서 한참 뒤지는 이탈리아가 조 1위로 올라가려면 맞대결 승리만 답이었다. 결국 ‘무조건 승리’를 외치며 위험 부담을 감수할 만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옹호론자가 루치아노 스팔레티 인테르밀란 감독이다. 스팔레티 감독은 최근 이탈리아 대표팀 훈련장을 방문했다가 ‘프리미엄 스포르트’의 질문을 받았다. 벤투라 감독의 전술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었다. 스팔레티 감독은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이기기 위한 전술이었다”라며 4-2-4를 선택한 건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6일 이스라엘을 상대로 예선 8차전 홈 경기를 치른다. 벤투라 감독은 “스페이에서 했던 경기와 같을 것”이라며 이번에도 4-2-4를 가동할 거라는 암시를 남겼다. 이미 정상급 팀을 상대로 한계를 보인 포메이션이지만, 한 수 아래 팀을 상대로 잘 작동한다면 벤투라 감독으로선 명예 회복이 가능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