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 34개 견딘 룩셈부르크, 프랑스 막아내며 '대이변'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프랑스는 네덜란드 상대로 4골을 뽑아낸 팀이지만, 룩셈부르크를 상대론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룩셈부르크는 치열한 수비를 통해 약자의 반란을 보여줬다.
4일(한국시간) 프랑스 툴루즈에 위치한 스타디움 무니시팔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A조 8차전을 치른 룩셈부르크는 프랑스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달성했다.
경기 전 프랑스의 승리를 의심하긴 힘들었다. 룩셈부르크는 작은 나라인 만큼 축구 실력도 낮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이 136위에 불과한 축구 약소국이다. 프랑스를 상대로 1914년 이래 14경기에서 모두 패배하고 있었다.
프랑스가 힘을 빼고 경기한 것도 아니었다. 3일 전 네덜란드를 4-0으로 완파한 핵심 멤버가 대부분 출장했다. 킬리앙 음밥페가 선발 라인업에 가세하며 오히러 더 강해졌다고도 볼 수 있었다.
프랑스는 뭔가에 홀린 듯 슛이 빗나가기 시작했다. 음밥페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수비를 완전히 허물고 내준 패스를 앙투안 그리즈만이 무산시켰다. 수비수 지브릴 시디베가 문전까지 파고들어 날린 왼발 슛도 빗나갔다.
프랑스 선수들이 정확히 날린 슛은 이날 뭔가에 씌인 듯 엄청난 활약을 한 조나단 조베르트 골키퍼를 뚫지 못했다. 룩셈부르크 자국 리그에서 활약 중인 조베르트 골키퍼는 음밥페가 여유 있는 발재간으로 수비 3명을 뚫고 날린 슛을 막아냈다. 그리즈만의 프리킥은 조베르트 골키퍼의 손에 스친 뒤 골대에 맞고 튕겨 나왔다.
불운과 선방에 모두 막힌 선수들도 있었다. 폴 포그바의 중거리 슛은 한 번 빗나가고 한 번 선방에 막혔다. 후반 교체 투입된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의 슛은 골라인에서 수비수의 육탄 방어에 한 번 막히고, 잠시 후 골대에 맞았다.
룩셈부르크는 후반에 더 엄청난 이변을 만들 뻔했다. 자국 리그에서 뛰다 이번 시즌 네덜란드 2부로 진출한 게르손 로드리게스가 빠른 스피드로 역습 드리블에 성공한 뒤 정확한 오른발 슛을 날렸다. 이 공이 골대에 맞고 튕겨 나왔다. 프랑스로선 오히려 운이 따랐다.
룩셈부르크의 감동적인 분전은 A조 판세를 바꿔 놓았다. 프랑스가 당연하다는 듯 룩셈부르크를 꺾었다면 승점 19점으로 조 1위를 더 굳히면서 조 2위 스웨덴과의 격차를 승점 3점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8라운드에서 스웨덴은 승리한 반면 프랑스가 무승부에 그치면서 두 팀의 승점차는 단 1점으로 줄어들었다. 프랑스로선 본선 직행을 장담하기 힘든 처지가 됐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부담스런 막판 일정에 대해 “오늘 경기도 승점 3점이 중요했던 경기다. 이젠 마지막 두 경기가 중요해졌다.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프랑스는 점유율 76%로 대부분의 시간 동안 공을 갖고 있었다. 슈팅 횟수는 34회 대 3회, 유효슈팅 횟수는 9회 대 1회로 경기를 압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프랑스와 룩셈부르크 모두 승점 1점이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