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팬들이 보여준 ‘세월을 향한 리스펙트’

2017-08-28     김동환 기자

[풋볼리스트=안산] 김동환 기자= A매치로 인해 K리그는 잠시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완전한 휴식기는 아니다. K리그 챌린지는 여전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6일,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안산와~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안산그리너스와 부천FC1995의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27라운드 경기에서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양팀의 경기는 치열했다. 26라운드까지 4위를 기록한 부천은 플레이오프권을 지키기 위해, 9위를 기록한 안산은 중상위권 도약을 위해 승점 3점이 절실했다. 양보 없는 경기가 펼쳐졌다. 원정팀인 부천이 2-0으로 승리했다. 

본부석 맞은편 양쪽 끝에는 양팀의 열성팬들이 자리잡고 각자의 팀을 응원했다. 야유와 환호가 번갈아 나왔다. 단체 원정 응원을 온 부천팬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를 통틀어 가장 열성적인 팬들로 정평이 난 이들이다. 

하지만 부천 팬들은 안산에서는 상대 팀의 기를 죽이기 위한 열띤 응원전을 펼치기에 앞서 예를 차렸다. 팬들이 가득한 원정팬 구역에 노란색 현수막을 걸었다. ‘세월이 지나도 세월을 잊지 않겠습니다. 안산와~스타디움과 안산단원고는 지척이다. 일부 팬들이 입은 부천의 유니폼에는 노란 뺏지가 달려 있었다. 상대 팀의 연고지가 가지고 있는 아픔이지만, 함께하겠다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안산을 향한 부천의 ‘리스펙트’는 처음이 아니다. 부천 서포터스가 제작한 해당 현수막은 안산과의 경기가 펼쳐질 때 마다 경기장 한 켠을 치지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지 3년이 지났고, 안산의 안방에서도 세월의 흔적은 쉬이 찾아볼 수 없지만 안산을 찾은 부천의 팬들은 세월을 잊지 않았다.

한편, 최근 부천은 25라운드 부천-경남전에서 일어난 관중 소요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무관중경기 1경기 및 제재금 1천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안팎에서 비난과 잘잘못을 따지는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