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새 구단 지로나, ‘맨시티 비공식 계열사’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백승호가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을 떠나 시티 맨체스터시티 ‘위성 구단’의 일원이 된다. 지로나의 스페인라리가 잔류가 백승호에게도 중요해졌다.
백승호는 바르셀로나B를 떠나 지로나로 이적, 3년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스포티비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백승호는 1년간 지로나의 2군인 페랄라다지로나B로 임대된다. 2018/2019시즌부터 지로나 1군에 합류한다는 내용의 계약이다.
지로나는 올해 창단 이래 최초로 라리가에 승격했다. 화제를 모으기 시작한 건 지난해였다. 지로나는 2015년 4월 새 투자자들에게 인수됐다. 투자 그룹은 지분 80%를 인수했다. 이 인수에 맨체스터시티, 주젭 과르디올라 감독의 동생으로 유명한 에이전트 페레 과르디올라가 개입했다. 맨시티는 이듬해인 2016년 과르디올라 감독을 영입했다. 지로나를 통해 먼저 끈끈한 관계를 맺어놓은 것이 감독 선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맨시티 경영진은 바르셀로나 출신이고, 지로나는 바르셀로나와 같은 카탈루냐 지역 클럽이기도 하다. 델피 겔리 현 지로나 회장 역시 현역 시절 바르셀로나에서 치키 베히리스타인 맨시티 단장과 동료로 뛰었던 경력이 있다.
지로나 인수는 비공식적으로 이뤄졌다. 시티 풋볼 그룹(CFG)의 정식 일원이 된 건 아니다. CFG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계열 자본이 형성한 국제적 축구 구단 연합이다. 잉글랜드의 맨시티, 미국의 뉴욕시티, 호주의 멜버른시티, 일본의 요코하마마리노스, 우루과이의 아틀레티코토르케를 차례로 인수했다.
지로나는 맨시티 유망주들을 임대 보내는 ‘위성 구단’으로 쓰이고 있다. 지난 시즌 창단 최초로 우승할 수 있던 원동력이 임대 선수들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파블로 마페오, 마를로스 모레노, 알렉스 가르시아 등 맨시티에서 5명을 임대해 잔류에 도전한다.
백승호는 3부 리그에 소속된 B팀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1군에 합류한다. 지로나 1군이 잔류에 성공해야 백승호가 내년에 라리가를 밟을 수 있다. 지로나는 개막 전 마지막 친선경기에서 맨시티를 1-0으로 이겼다. 20일(한국시간) 라리가 개막전에서 명문 아틀레티코마드리드를 위기로 몰아넣었다가 2-2 무승부를 거뒀다. 초반 조짐은 좋다.
맨시티는 임대 보낸 선수들의 성장세를 확인하기 위해 지로나를 꾸준히 관찰하고 있다. 백승호가 1군에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면 맨시티를 비롯한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먼 이야기다. 2군에서 주전 경쟁에 성공한 뒤 1군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1군 승격 뒤엔 또 주전 경쟁이 시작된다. 그때 1군이 라리가에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프로 세계에서 벌어지는 진짜 도전이다.
사진= 풋볼리스트